“전립선암 숨기고 재선 도전했나”… 바이든 건강 거짓말 논란 재점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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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험 단계까지 수년 걸려”
외신 “매년 건강검진 받는데 몰랐나”
바이든, X에 “응원 감사” 메시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을 둘러싼 은폐 논란이 미국 정치권에서 가열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건강은 주치의에 의해 면밀히 관리된다는 점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이 재임 중 발병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재선에 도전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9일 기자들에게 “(그의 발병이) 대중에게 오래전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 발표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진실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립선암에 걸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 소셜미디어 X에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여러분들 중 많은 사람처럼 나와 질도 힘들 때 가장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사랑과 지지로 응원해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출처 바이든 전 대통령 ‘X’
전립선암에 걸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 소셜미디어 X에 부인 질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여러분들 중 많은 사람처럼 나와 질도 힘들 때 가장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사랑과 지지로 응원해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출처 바이든 전 대통령 ‘X’
전날 바이든 전 대통령이 공격적인 유형의 전립선암에 걸려 뼈까지 암세포가 전이됐다고 밝혔는데, 이 같은 상태에 이르기까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이 몰랐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암 전문의들을 인용해 “대통령은 매년 아주 철저한 건강검진을 받았을 텐데 지난 1년간 정상적인 (혈액 검사) 결과를 받았다는 게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현대 사회에서 이렇게 (뼈까지 전이된) 늦은 단계에서 암을 발견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했다.

전날 바이든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빈 트럼프 대통령도 하루 만에 공세로 돌아섰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매우 슬프다”면서도 “그런 위험한 단계에 이르려면 수년은 걸린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암 발병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J D 밴스 부통령 역시 “미국 국민들이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한 건 심각한 문제”라며 가세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종종 인지 능력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일각에선 치매설도 제기됐다. 최근 이 같은 의혹을 키우는 내용을 담은 책 출간과 음성 파일 공개까지 이어지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을 향한 비판 역시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제이크 태퍼 CNN방송 기자와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의 앨릭스 톰프슨 기자가 공동 출간한 책 ‘원죄’(부제 ‘바이든 대통령의 몰락, 은폐, 그리고 그의 재출마라는 재앙적 선택’)는 바이든의 인지 능력 저하 사례로 그가 지난해 6월 행사장에서 절친인 배우 조지 클루니를 알아보지 못한 사실을 폭로했다.

또 최근 WSJ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아들의 사망 시기와 자신의 부통령 재직 시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음성 녹취 파일을 확보해 공개했다. WSJ는 사설을 통해 “바이든 전 대통령의 정신적 쇠퇴를 은폐한 것은 현대 정치의 최대 스캔들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유권자들이 분명히 알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18일 NBC방송에 출연해 “(조 바이든의 재선 도전이 무리라는)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민주당이 귀를 기울이지 않은 건 실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바이든 전 대통령은 X를 통해 “암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사랑과 지지로 우리를 일으켜 세워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전립선암에 걸린 것을 밝힌 뒤 그가 공개적으로 남긴 첫 메시지다.

#조 바이든#전립선암#은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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