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연료 반입 안되면 내일 당장 구호 중단”…이 “하마스한테 받아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0월 25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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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내 연료 비축량 고갈로 구호 활동·병원 가동 중단 위기
라파 검문소 통해 구호품 전달되고 있으나 반입 규모 '새발의 피'
이날도 트럭 8대 가자지구 진입…바이든 "더 많은 지원 필요"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가자지구 내 연료 비축량이 고갈되며 구호 활동과 병원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24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이날 “가자지구에 연료 반입이 허용되지 않으면 25일 구호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며 단호한 경고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은 유엔의 ‘연료 반입 허용’ 요구를 단칼에 거절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부에 연료 50만리터 이상이 있다면서 “하마스에게 좀 달라고 요청하라”고 선을 그었다.

하마스는 현재 인질 석방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연료 공급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연료를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선(先)석방 후(後)공급 고려’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현지 일간 하레츠에 “연료는 가자지구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마스는 (군사)작전을 위해 연료가 필요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스라엘이 봉쇄한 가자지구에는 지난 21일부터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라파 검문소를 통해 구호물자가 오가고 있다.

식량과 물, 의약품이 제한적으로 전달되고 있지만 여전히 연료 반입은 불가능하다. 라파 검문소를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속도와 양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충분히 빨리 도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도움이 바다만큼 필요한 상황에 (구호품 반입 규모는) 물 한 방울과 같다”고 묘사했다.

연료를 확보하지 못한 가자지구의 상황은 열악하다. 연료 부족으로 병원 3곳 가운데 1곳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 트럭 20대에 실려 가자지구에 들어온 3차 구호품은 가자지구 남부의 주요 병원 3곳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전달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진들은 트럭에서 의약품 상자를 내려 곧바로 수술실로 향했다”면서 “보급품이 국경을 넘더라도 연료 부족으로 인해 병원으로 전달되는 과정이 지난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인도적 지원을 실은 트럭 8대가 이집트와의 국경 지역인 라파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전화 회담에서 가자지구에 더 많은 음식과 물, 의료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도 연료와 의료용품이 가자지구에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난 7일 알아크사 홍수 기습 이후 양측 사망자는 이스라엘이 1400여 명, 가자 지구는 5800여 명이다. 가자 지구에 비해 공습이 드문 서안 지구에서도 이날 기준 사망자가 103명에 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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