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대홍수 사망자 1만1300명 넘어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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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전역서 이재민 4만명 발생
댐 붕괴 당시 ‘집에 머물라’ 메시지
분열된 두 정부, 주체 놓고 책임론

폭풍 대니얼과 댐 붕괴로 16일 현재 최소 1만1300명이 숨진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 데르나에서 전날 구조대원과 주민들이 잔해 
더미를 헤치며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동부를 관할하는 리비아 국민군(LNA) 당국은 곳곳에 방치된 시신으로 식수 오염 및 전염병 
확산이 우려된다며 데르나를 사실상 봉쇄했다. 데르나=AP 뉴시스
폭풍 대니얼과 댐 붕괴로 16일 현재 최소 1만1300명이 숨진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 데르나에서 전날 구조대원과 주민들이 잔해 더미를 헤치며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동부를 관할하는 리비아 국민군(LNA) 당국은 곳곳에 방치된 시신으로 식수 오염 및 전염병 확산이 우려된다며 데르나를 사실상 봉쇄했다. 데르나=AP 뉴시스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 대홍수 사망자가 1만1300명을 넘어서 곧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수 당일 댐 두 개가 무너지며 급류가 약 90분 만에 도시를 휩쓸어버려 인명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댐 관리 부실과 그로 인한 피해를 두고 리비아의 분열된 두 정부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당국이 댐 붕괴 당시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를 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6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유엔은 데르나에서 적어도 1만1300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유엔은 “구조대가 생존자를 쉬지 않고 찾고 있다”며 “사망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데르나시는 사망자가 2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민은 4만 명을 넘어섰다. 대홍수 당일 데르나 위쪽 댐 두 개가 붕괴해 유출된 물이 도시 전체를 휩쓰는 데 9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리비아에 양립한 두 정부의 무능이 사실상 더 큰 인재(人災)로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BBC방송은 범람 당일 대피 명령이 내려졌는지, 아니면 집에 있으라는 지시가 발령됐는지를 놓고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뒤 이집트가 지지하는 동부 리비아 국민군(LNA)과 유엔이 인정한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로 나뉘어 있다. 두 정부는 폭풍이 몰아치고 댐이 무너졌을 때 통일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GNU 측 구마 엘가마티 타그히르당 대표는 14일 “(동부) 피해 지역 주민들은 ‘가만히 집 안에 있어라.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스만 압둘 잘릴 LNA 대변인은 “군인들이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고 반박했다. 서부 GNU 압둘하미드 드베이베흐 총리는 “댐 유지 관리 책임은 있으나 홍수로 인한 사망자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데르나 지역 홍수 위험을 경고하는 논문을 쓴 압델와이즈 아쇼르 오마르 알무크타르대 수력 전문 연구원은 16일 미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정부가 최근 몇 년간 (홍수 위험) 경고를 무시했다”며 “정부는 대신 주민 돈을 갈취하고 부패를 저지르며 정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리비아 대홍수#사망자 1만13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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