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부정적 역사”

  • 뉴시스
  • 입력 2023년 9월 1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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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신문 "SNS시대, 유언비어 확산될 위험 커져"

·일본 간토(關東·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 만행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과에 인색한 모습을 나타낸 가운데, 일본 언론에서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부정적인 역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1일자 사설에서 “유언(流言·뜬소문)의 위험”은 현재도 여전하다는 점을 들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부정적인 역사가 있다”고 직시했다.

신문은 “조선인에 의한 폭동과 약탈이 횡행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학살이 일어났다”며 “(일본)정부 중앙방재회의가 내놓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희생자 수는 대지진 사망자 전체의 1~수%로 추산되며, (학살에)말려들게 된 중국인과 일본인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이 조직한 자경단뿐 아니라 군경도 살해에 가담했다. 정부는 당초 폭동을 사실로 각지에 알리고 단속 강화를 지시했었다”며 “SNS시대 현대사회에서는 유언비어가 한꺼번에 확산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불확실한 정보에 놀아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는 “과거의 참화와 마주해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교훈을 이어받을 수 있다”며 “지진대국 일본은 이후에도 한신대지진, 동일본대지진 등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선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여 재해에 대한 위기의식을 높이고 싶다”고 사설에 게재했다.

앞서 도쿄신문도 지난달 30일자 사설에서 “간토 대지진 직후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조선 사람들이 학살당했다”며 “조선인들의 학살은 결코 허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내각부 중앙방재회의가 2009년에 작성한 대지진 보고서는 ‘조선인이 방화했다’, ‘우물에 독을 넣었다’ 등의 유언비어를 계기로 각지에서 관헌이나 자경단이 살해했다고 명확히 인정하고 있다”며 “배경에 있었다고 지적되는 것은 식민지로서 지배하고 있던 조선인들의 저항운동에 대한 공포, 민족차별의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백 년 전에도 유언비어를 믿고 조선 사람들에게 총칼을 겨눈 일본인들이 많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지금을 사는 우리도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남을 해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대지진 백년에 사실을 상기시켜 무거운 교훈으로서 살리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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