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이달리아 플로리다 상륙…나무 뽑히고 거리 침수, 정전사태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31일 0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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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밀집 지역아닌 '자연 해변'통과 ..피해 적어
빅벤드해안에 상륙, 열대성폭풍으로 빠져나가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30일 오전 7시 45분께 (현지시간) 3등급 허리케인의 위력을 보유한 채로 미 플로리다주 키튼 비치 부근의 빅 벤드 해안에 상륙했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달리아는 쾌속으로 달리는 열차의 속도와 맞먹는 시속 205km의 위력으로 해안일대를 강타해 큰 나무가 뽑혀 나가고 두쪽으로 찢어지거나 호텔의 지붕들이 날아갔다. 또한 소형 승용차들을 날려 보내 정박한 선박들 위에 쳐박히게 만든 다음 조지아주 쪽으로 이동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도로와 시내 거리들이 모두 침수되면서 주민들은 더 높은 지역이나 호텔 등 큰 건물로 황급히 대피했다. 하지만 호텔들도 강풍에 지붕이 날아가고 정전 사태를 겪으면서 모두가 심한 피해를 입었다.

허리케인이 통과한 지역인 공장마을 페리에 사는 주민 빌론드 토머스는 “마치 지옥 같은 광경이 벌어졌다”고 AP기자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집보다는 안전할 것 같아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한 모텔로 대피했지만 오전 8시 30분께 굉음과 휘파람소리가 섞인 듯한 강풍의 소리가 나면서 빌딩의 지붕이 벗겨져 나갔고 지붕의 잔해가 방안 침대에 누워있던 그의 임산부 딸의 몸 위로 쏟아져 내려왔다고 했다.

다행히 딸은 다치지 않고 무사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모든 일이 일어나서 토머스는 겁에 질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에 상륙했던 허리케인 이달리아는 다행히 30일 오후에는 세력이 시속 113km정도인 열대성 폭풍우로 약화되면서 이 지역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태풍의 눈이 육지 위로 상륙하면서, 초기에는 심한 강풍으로 모든 입간판과 표지판들이 날아갔고 지붕들이 벗겨졌으며 금속과 철 판들이 날아다니면서 모든 키 큰 나무들을 자르고 쪼개 놓았다.

하지만 플로리다주에서는 30일 한 낮까지도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다만 지방 도로 두 곳에서 강풍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일어나 사망자가 나왔다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지난 해 포트 마이어스 지역의 인구 집중도시를 강타해 149명의 사망자를 냈던 허리케인 피해에 비하면 이번 이달리아는 플로리다의 “자연 해변”에 해당되는 인구가 별로 없는 시골 지역을 통과해 도심지역과 관광객이 많은 곳을 피해갔다.

하지만 인명 피해가 없었을 뿐 주요 도로가 해일로 침수되었고 제대로 결박하지 않은 소형 선박들이 파괴되었다.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의 대규모 정전사태로 거의 50만 가구가 정전피해를 입었다.

탬파의 주 고속도로 275는 일부 침수되었고 조지아주 밸도스타 남쪽의 75번 국도에는 전선주가 쓰러져 정전이 계속되었다.

일부 해안에서는 허리케인으로 해수면이 4.9m까지 상승해 지역 당국이 주민들에게 침수된 도로에 나오지 말도록 경고했다.

허리케인 상륙지점에서 32km거리에 있는 스타인해치에서는 상가와 부두, 주택들이 데드맨스 베이에서 밀려든 높은 파도에 휩쓸려 침수되었고 경찰은 어민과 목재공장이 입주한 이 지역 500여 가구가 사용하는 도로를 차단했다.

플로리다주는 5500명의 주방위군과 구조대원 등이 실종자 수색과 복구 작업에 투입되어 각지의 교량 점검, 쓰러진 나무 치우기, 피해자 구조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프로판 가스통이 폭발하는 등 사소한 사고도 잇따랐다.

허리케인이 상륙한 지점이 빅벤드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인구가 희소한 지역이어서 수색 구조팀은 8km에 집 두 채 정도 밖에 없는 이 지역의 주민 피해를 확인하고 구조를 하는 데 며칠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플로리다 비상대책본부의 케빈 거스리 본부장은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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