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한 것 같아”…7년간 열대과일만 먹은 비건 인플루언서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8월 1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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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잔나 삼소노바가 올린 자신의 상태. rawveganfoodchef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4월 잔나 삼소노바가 올린 자신의 상태. rawveganfoodchef 인스타그램 캡처

채소와 생과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극단적인 식물성 식단을 고집한 비건 인플루언서가 최근 사망했다. 지인들은 그의 사망 원인을 영양실조로 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비건 인플루언서 잔나 삼소노바(39)는 동남아시아를 여행 중이던 지난 21일 말레이시아에서 사망했다.

러시아 국적의 삼소노바는 조리하지 않은 채소와 과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극단적 식물성 식단을 지향하는 인플루언서로 알려져있다. 그는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서 수백만 명의 지지자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소노바의 지인들은 그의 죽음에 대해 “그가 굶어서 죽은 것 같다”, “사망 직전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삼소노바의 한 지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몇 개월 전 스리랑카에서 만났을 때 삼소노바는 몹시 지쳐 보였고, 부어오른 다리에서 림프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치료를 위해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삼나소바는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 지인은 당시 삼소노바가 있던 숙소 바로 위층에서 머물렀고 그를 자주 마주쳤다고 밝히며 “삼소노바를 다시 마주쳤을 때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매일 아침 그를 시신으로 발견할까 봐 두려웠다”며 “그에게 치료를 받도록 설득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삼소노바의 모친이 딸의 사인을 ‘콜레라성 감염’이라고 말했다면서도 “공식적인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잔나 삼소노바가 열대 과일을 먹는 모습. rawveganfoodchef 인스타그램 캡처
잔나 삼소노바가 열대 과일을 먹는 모습. rawveganfoodchef 인스타그램 캡처

삼소노바는 주변 사람들이 원래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이유를 ‘정크 푸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채식에 입문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SNS를 통해 “완전히 날 것의 비건 음식 식단을 유지한다”며 “과일과 해바라기 새싹, 과일 스무디와 주스만 섭취한다”고 주장하며 극단적 채식을 권장했다.

삼소노바는 “내 몸과 마음이 매일 같이 변화하고 있다”며 “나는 새로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예전 습관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삼소노바가 지난 7년 동안 잭프루트(카눈), 두리안 등 열대과일만 먹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삼소노바의 식생활을 지켜본 한 친구는 “의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식단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라며 “가혹한 말이겠지만, 어리석음으로 인해 (삼소노바의)신체가 고문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매체는 조리하지 않은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체중 감소와 심장병 개선, 당뇨병 예방 등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칼슘과 비타민D 부족을 초래하는 등 영양실조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빈혈, 신경계 손상, 불임 등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소노바의 지지자들은 그의 사인을 극단적 식단으로 돌리기보다 섭취했던 식품의 화학적 성분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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