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댐 폭발 ‘재앙’…마을 24개 잠기고 4만명 홍수 위험

  • 뉴스1
  • 입력 2023년 6월 7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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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의 카호프카댐이 무너져 인근 주민 수천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카호프카댐 붕괴로 총 24개 마을이 침수되고 주민 1만7000여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4만명 이상이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며 “러시아가 점령 중인 드니프로강 쪽에서도 2만5000명을 더 대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댐 폭발로 최대 80여개 정착촌이 침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 세계에 “대응”을 촉구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블라디미르 레인티예프 카호프카 시장도 도시가 물에 잠겨 수백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대피한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자동차에 달린 수레에 세탁기를 싣던 류드밀라는 “예전엔 총격이 있엇는데 이제는 홍수까지 덮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세르히는 “(홍수로) 이 일대에 모든 것이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역시 댐 폭파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 양쪽에서 수십만 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전장 곳곳에 심어졌던 지뢰가 홍수에 떠내려가면서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 원전 역시 이 댐에 저장된 물을 냉각수로 쓰고 있어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자포리자 원전이 냉각 수원을 잃으면서 세계는 다시 한번 핵 재앙의 위기에 처했다”며 “그 위험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도 “카호프카 저수지 수위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자포리자 원전에 추가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즉각적 핵 안전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는 카호프카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은 이를 일축했지만 구체적인 피해 상황이 여럿 보고되는 등 댐 붕괴가 사실로 드러났다.

드니프로강에 있는 카호프카 댐은 수력발전은 물론 우크라이나 남부에 식수와 농업용수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댐이 의도적인 공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구조적 원인으로 붕괴했는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댐 파괴의 배후로 서로를 지목하며 비난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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