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낳으면 세금 0원”…이탈리아, 파격적 저출산 대책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0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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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생률이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이탈리아가 자녀를 2명 이상 낳으면 세금을 모두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폴리오’는 19일(현지 시간)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부 장관이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며칠 내로 ‘자녀 있으면 세금 없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공식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시모 비톤치 산업부 차관은 “경제부 장관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외에 자녀들이 학업을 마칠 때까지 추가 공제도 지원돼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모든 세금을 면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좀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자녀 가구 세제 혜택은 여러 저출산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세금을 전부 면제해주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 매체에 따르면 헝가리에선 자녀를 4명 이상 낳을 경우 평생 소득세를 면제한다.

2020년 기준 이탈리아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0.84명) 다음으로 최저다. 지난해 이탈리아 신생아수는 1861년 통일 이탈리아 왕국이 세워진 후 처음으로 40만 명 밑으로 떨어져 39만 명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인구는 전년보다 17만9000명 줄어든 5885만 명이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인구절벽 현상이 심각해지자 저출산 해결을 시급한 국정 과제로 삼았다. 멜로니 총리는 18일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결연한 각오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지 언론 ‘라 레푸블리카’는 아직 제안 단계 일뿐 추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야당 또한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과 임금 상승이 더 중요하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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