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영공에 또 ‘미확인 비행체’…네번째 격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3일 16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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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2일(현지 시간) 자국 영공을 침입한 또 다른 미확인 비행체를 격추했다. 북미 상공에 출몰한 미확인 비행물체에 대한 사흘 연속 격추이며 4일 중국 정찰풍선까지 포함하면 이달 들어 네 번째다.

미 국방부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F-16 전투기가 미시간주(州) 휴론호(湖) 상공 2만 피트(약 6㎞)에서 비행물체를 격추했다”며 “비행 경로를 고려할 때 몬태나주 군사기지로 향하던 물체 레이더 신호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군은 핵 기지가 있는 몬태나주를 향해 비행하는 물체를 레이더로 포착하고 영공을 일시 폐쇄했다.

12일 격추된 비행체는 팔각 모양으로 아래에 실이 달려 있으나 다른 장치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앞서 미국은 4일 미 대륙을 횡단한 중국 정찰풍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변 상공에서 쏴 떨어트렸고 10, 11일에는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격추했다.

중국 정찰풍선에 이어 사흘 연속 영공을 침입한 미확인 비행체를 두고 미국에선 의혹이 커지고 있다. 글렌 밴허크 북미방공사령부 사령관은 브리핑에서 이 비행체들이 외계에서 왔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이 물체가 외계에서 왔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러시아 등이 미국 감시정찰 역량을 시험하고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군은 중국 정찰풍선 포착 이후 레이더망에 포착된 느리게 나는 소형 물체에 대해서도 감시를 강화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얼마나 빨리 영공 침입을 인지하고 대응하는지 시험하기 위해 이들 물체를 보냈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 ABC방송에 연이어 격추된 미확인 비행체 2개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보고를 받았다”며 “(백악관은) 풍선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 7함대는 이날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과 해병 상륙부대 등이 전날 남중국해에서 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정찰풍선으로 수세에 몰린 중국은 산둥반도 인근 해상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포착하고 격추할 계획이라고 지무신문, 펑파이 같은 중국 매체가 13일 보도했다. 산둥반도 칭다오에는 핵잠수함 및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정박한 장거좡(姜哥庄) 해군기지가 있다. 중국군은 이날부터 17일까지 랴오둥 반도 인근 서해 해상에서 실탄 사격 훈련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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