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지 “미국 ‘정찰 풍선’ 과장 대응…갈등의 도화선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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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가 과장된 대응이라며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관계가 최근 정찰 풍선 사태로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이 연이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9일(현지시간)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계와 언론은 ‘풍선 해프닝’을 ‘풍선 사건’으로 둔갑시키고 과장해 중국을 비방하고 있다”며 “중국은 해당 기구가 민간 비행선이라고 설명했지만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격추시켰고 이는 양국 관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루샤예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글로벌타임스에 “이 같은 일은 과거에도 자주에 일어났기 때문에 과장할 필요가 없다”며 “이번 사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양국 간 갈등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일 미 공군은 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 풍선을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앞바다에서 F-22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했다. 현재 군 당국은 잔해를 수거해 분석 중이다. 잔해물에서 폭발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중국은 해당 비행체가 민간 기후 관측용 풍선으로 정찰 목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이 이를 격추하자 중국은 “국제 관행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며 적극 반발하며 연이어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 일정이 취소됐고 해당 정찰 풍선이 격추되자 중국 정부가 주중 미국 대사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 격추 당일에 미국이 중국에 양국 국방장관 간 전화통화를 요청했지만 중국이 이를 거절하기도 했다.

이에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늑장 대응’을 했다며 맹공에 나섰고 바이든 행정부는 지상 민간인들의 잠재적인 피해를 우려해 정찰 풍선을 해상에서 격추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루 대사는 이 같은 사건이 양국 간 상호신뢰가 부족한 탓에 일어난 것이라며 “미국은 최근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중국에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였고 미국 정치의 당파 갈등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여력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어 루 대사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 취소를 두고 “미국이 일련의 반중(反中) 행보를 보인 상황에서 블링컨의 중국 방문은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며 “미국은 중국과 어떠한 회담을 하기 전에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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