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집권 에르도안, 대선앞 ‘지진 변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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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비상사태 끝나면 5월 대선

튀르키예(터키)를 강타한 강진으로 5월 대선을 앞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사진)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003년부터 장기 집권해 온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대파 탄압, 경제난 등으로 내내 비판받았다. 빠른 피해 수습이 그의 추가 집권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7일 지진 피해를 입은 10개 주에 3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5월 초 비상사태가 끝나면 대선이 치러진다. 1차 투표는 5월 14일이며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가 14일 후 결선을 실시한다.

하타이, 가지안테프 등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지는 에르도안 정권이 20년 내내 추진한 ‘건설 붐’이 일었던 곳이다. 사후 조사에서 이 기간 중 건설된 건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밝혀지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정권이 1999년 서부 이즈미트 대지진 이후 ‘지진세’ 명목의 세금까지 거뒀음에도 이번 지진을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도 비판 여론을 더한다. 그가 집권 내내 자신에게 반대하는 많은 비영리단체와 시민단체를 없앤 것 또한 구조와 복구를 더디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장기 집권으로 당장 대항할 만한 야권 인사가 없는 상태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진 대응에 정치적 명운이 달렸음을 아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신속한 대처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에르도안#대선#지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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