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의문사’ 아미니 사망 40일째…보안군, 시위대에 발포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27일 1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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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 40일을 맞아 이란 곳곳에서 반 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고 AFP통신, 가디언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미니의 고향으로 그의 묘가 있는 이란 서부 쿠르디스탄주(州) 사케즈에서는 추모 인파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인권단체 헹가우는 26일 트위터를 통해 “보안군이 사케즈 시 진단 광장에 모여 있던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고 총격을 가했다”며 이 지역에서 경찰의 발포로 50명 넘게 다쳤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보안군이 발포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란 치안 당국은 경찰과 군은 폭동에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 지역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아미니의 묘 앞에 모인 수십명의 추모객들은 “여성, 생명, 자유”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란 치안 당국은 유족에게 추모 행사를 열리 말라고 경고했지만, 추모객들은 이날 오전 아미니의 묘로 항했다. 추모 행사에는 약 1만명의 이란인들이 참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그리고 도보로 묘지 앞에 모였다.

이날은 아미니 사망 40일째로 이란 전통 애도 기간이 끝나는 날이다. 이란에서는 통상 숨진지 40일째 대규모 추모 시위를 여는 데 이를 계기로 이란 전역에서 시위가 다시 격회된 것이다.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됐다. 그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아미니의 사망 원인이 심장마비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유족은 그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란인권단체(IHR)는 최소 200명이 반 정부 시위와 연관해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한편 이란 사법당국은 이번 주 불법 시위에 참가한 혐의로 테헤란 315명, 후제스탄 주 105명 등 600명 이상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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