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납골당 붕괴…공중에서 관·시신 와르르 쏟아져

  • 뉴시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의 4층짜리 건물이 붕괴되어 최소 12개의 관들이 공중에 매달리고 시신들도 일부 드러났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더 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대표적인 장묘문화 국가이다. 또한 국교인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사람의 몸에 영혼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화장을 인정하지 않다가 1980년대 들어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탈리아에서는 아파트형이나 서랍식 납골당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이런 납골당 건믈에서 붕괴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7일, 묘지의 포르타 발레스트리에리 구역에 있는 ‘부활’이라는 대리석 납골당 건물이 붕괴됐다. 당시 묘지는 개방되지 않은 상태여서 방문객은 없었다. 묘지 관리하는 나폴리 의원 빈센조 산타가다는 붕괴가 일어나기 전 쾅하는 소리가 나며 먼지가 날렸다고 전했다. 당국은 절차에 따라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나폴리에서 가장 큰 묘지인 포기오레일 묘지가 봉쇄됐다.

대리석 콜롬바리움(로마 시대 묘 형식의 하나로 비둘기집과 유사하다. 벽면에 작은 벽감을 설치한 후 그곳에 석관을 넣는다) 붕괴 원인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폭우와 부실한 관리 그리고 인근 지하철 노선 공사 등을 지적하며 여러 원인들을 고려하고 있다.

캄파니아 정치인들은 주도인 나폴리의 묘지들이 수년간 관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로파 베르데(유럽 녹색당)의 지역 의원인 프란체스코 에밀리오 보렐리는 페이스북에 “포기오레일 공동묘지에서 또 다른 붕괴가 있었다.”라며 “상황이 심각하다. 나폴리의 묘지는 너무 오랫동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가족들은 18일에 시위를 벌였다.

아내, 부모, 시댁 식구들 등이 여기 묻혀있다는 마우리치오 보디는 이탈리아 디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일하게 다행인 것은 우리 가족의 관들이 건물의 안쪽에 묻혀 있어서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선 지난 1월 5일 묘역에서 비슷한 붕괴 사고가 이미 한차례 발생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현재 300개가 넘는 묘지들이 파괴된 데 대한 별도 조사 역시 진행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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