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무기 사용 가능성 커지면서 美서도 우려 목소리

  • 뉴스1
  • 입력 2022년 10월 2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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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초기보다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 대응 시나리오 상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고위 관계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의 핵 자산이 이동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을 뿐 아니라 러시아가 얻을 군사적 이득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국제사회, 특히 현재 러시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중국의 격앙된 반응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2월 개전 초기보다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훨씬 더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굴욕적인 후퇴와 엄청난 사상자, 푸틴 대통령의 발령한 긴급 동원령에 대한 반발 움직임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를 통한 위협을 주는 한편 러시아 권력에 대한 존경을 되찾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흑해와 같은 외딴곳에 전술핵 무기를 폭발시키거나 우크라이나 군 기지에 사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첫 동원령을 발령할 때도 서방이 러시아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으며 이는 “엄포가 아니다”라고 경고한 것에 대해 핵무기 사용은 러시아 군사 전략의 필수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지난 25년간 미국과 러시아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전략무기 군축에 합의했지만 지난 7개월간 이런 조치가 바뀌었다고 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는 러시아에는 실존적 의미가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벼랑끝 전술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군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이 1일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에서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디로프 수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거점인 리만에서 철수한 것을 비판하면서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까지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과 함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위협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맞게 한다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병합 선언 하루만에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요충지인 리만을 탈환에 성공했다며 러시아는 계속 입지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러시아의 군대가 제대로 훈련되지 않았고 장비가 부족하다는 폭로는 결국 푸틴 대통령이 비전통적인 무기(핵무기)에 더 의존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러시아 고등경제대의 군사 정치 전문가인 바실리 카신은 “러시아의 힘은 핵무기를 기반으로 한다”고 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핵무기 위협 전략은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이나 나토군을 직접 전투에 투입하거나 러시아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핵확산에 대한 우려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핵위협을 할 경우 이런 효과가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군이 합병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하지 않으면 푸틴 대통령은 이런 선택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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