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소비자물가 8.5% 올라…상승폭 둔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0일 2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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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던 미국의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최근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다소 꺾였다. 하지만 유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식료품 가격 등도 연일 상승세여서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10일 7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로 올랐다고 밝혔다. 1981년 후 41년 최고치였던 6월(9.1%)보다 낮고 당초 8.7~8.9%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도 하회했다. 7월 미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전보다 7.7% 하락한 것이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물가를 이끈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7월 근원 물가상승률도 전년동월비 5.9% 올라 6%대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보다 낮았다.

다만 미 소비자물가가 올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8%대가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물가 오름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마냥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유가가 언제든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으므로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20, 21일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6,7월에 이어 3회 연속 0.75%포인트 금리 인상, 즉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을 단행할 지 관심이 쏠린다. 미 시카고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0일 기준 시장 참가자들은 9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64.5%로 보고 있다. 최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준 총재 등을 포함한 연준 고위 인사들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인플레 억제 의지를 강조했다.

반면 미국의 1, 2분기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데다 고물가로 실질가계 소득이 줄어들고 있어 연준이 인상 숨고르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강한 인플레이션으로 OECD 회원국의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1.1%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1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1.8%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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