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은 고통없도록 도와주세요”…印 감동시킨 16살 SMA 소녀 사망

  • 뉴시스
  • 입력 2022년 8월 4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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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겪고 있는 고통을 제 동생은 겪지 않게 도와주세요.”

지난해 2살이 채 안 된 남동생 무하메드 라피크가 근육 약화를 일으키고 운동과 호흡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유전질환 척수성 근위축증(SMA)에 걸린 것을 알고 동생을 치료하기 위한 모금을 호소하는 동영상을 찍어 인도 국민들을 감동시켰던 아프라 라피크(16)가 지난 1일 사망했다고 BBC가 4일 보도했다.

지난 2019년 미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유전자 치료 신약 ‘졸겐스마’를 복용하면 SMA를 치료할 수 있지만, 이를 복용하려면 1억8000만 루피(약 29억7540만원)라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이는 라피크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거액이었다. 졸겐스마는 SMA 환자에게 결여된 유전자를 복제시켜 SMA를 치료해 주지만 2살 이전에 복용해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같은 SMA를 앓고 있지만 4살 때에야 SMA 진단을 받았던 아프라로서는 복용해도 소용없는 약이었다.

생후 1년6개월이 된 무하메드로서는 시간도 별로 없었다. 가족들은 기금 모금을 위해 클라우드 펀딩에 나섰지만 모금은 지지부진했다. 보다 못한 아프라가 동영상을 찍어 동생을 치료하기 위한 기부를 호소했고, 이것이 주효했다. 그녀의 동영상은 인도 국민들을 감동시켰고, 인도 국민들의 대대적인 호응 속에 단 사흘 만에 목표액의 2배 이상인 4억6780만 루피(약 77억4700만원)이 모금됐다.

아프라는 더이상 기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기부 중단을 호소해야 했다. 가족은 무하메드에게 졸겐스마를 복용시켰을 뿐 아니라 SMA를 앓고 있는 다른 2명의 환자를 지원했고, 나머지 금액은 케랄라 정부에 기부했다.

아프라는 무하메드가 치료받는 과정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1년도 안 돼 25만9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그녀의 채널은 SMA에 대한 인도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그러나 무함메드의 병세가 호전되는 것과 달리 아프라의 SMA 증세는 날로 악화됐고, 그녀는 결국 지난 1일 합병증으로 숨을 거두었다. 아프라의 아버지 PK 라피크는 “아프라는 죽은 순간까지도 남동생의 병이 나을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했다. 그 아이는 SMA가 무엇인지 알리고 이해시키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다. 그 아이 덕분에 이제 많은 사람들이 SMA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숨진 아프라의 책상 뒤 벽에는 ‘할 수 있다’는 메모가 아직도 붙어 있다. PK 라피크는 “아프라는 갔지만 집 안의 모든 것들이 그 아이를 상기시켜주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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