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英 히드로공항, 휴가철 하루 이용객 10만명 제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3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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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채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쭉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활주로 근무자같이 공항 운영에 꼭 필요한 인력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늘어날 여행 수요를 대비해 보안 검색 직원 수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늘렸습니다. 그럼에도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직원이 많아 아직 손이 느립니다”

존 홀랜드 카예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 사장이 12일(현지 시간) 낸 성명에 적은 말이다. 이날부터 히드로 공항은 출국 이용객 수를 하루 10만 명으로 제한한다. 공항을 운영할 인력이 부족해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내린 조치다. 이 조치는 여름 휴가철이 끝나는 9월 11일까지 계속된다.

12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네덜란드 등 전 세계 주요 공항이 여름 휴가철 공항 이용객 수 제한에 나섰다. 대기가 길고, 수화물이 늦게 도착하고,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되는 등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은 여름철 이용객 수를 하루 7만 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히드로 공항과 스키폴 공항은 각각 2019년 국제선 이용객 수로 전 세계 2,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자 대부분의 공항은 직원 수를 줄였다. 문제는 떠나간 직원들을 제자리에 돌려놓기는 어렵고, 새로운 직원의 업무 숙련도가 올라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인력 훈련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이용객 수 예측은 어렵지 않다”며 “공항들은 미리 준비해야 했다”고 7일 (현지 시간) 지적했다.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는 지난달 4일 사지마비 장애인이 비행기에서 95분간 방치돼 내리지 못한 사건도 생겼다. 영국 BBC에 따르면 4일 영국 런던 개트윅 공항에 도착한 빅토리아 브리넬 씨(45)는 휠체어를 밀어주기로 한 이동 지원 직원이 오지 않아 비행기 안에서 홀로 95분간 기다렸다. 끝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개트윅 공항은 하루 운항 편수를 7월 825편, 8월 850편으로 제한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평균 900편 운항했다.

공항뿐 아니라 항공사들도 인력난으로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영국 교통부는 ‘운항 취소 면책 조치’를 지난달 21일 발표했다. 항공사가 정상 운항할 자신이 없는 여름 휴가철 항공편을 8일까지 취소하면 해당 취소 건에 대해선 벌칙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기회를 주자 항공사들은 연이어 여름철 운항 편수를 줄였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최대 항공사인 영국항공은 8~10월 운항 예정이었던 1만300편을 취소한다고 밝히고 이지젯도 7~9월 운항 예정 약 1만 편을 취소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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