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뉴스1|국제

스페인, ‘유럽 최초’ 月 3일 생리휴가 도입 정부안으로 확정·낙태권도 강화

입력 2022-05-18 08:18업데이트 2022-05-18 08:1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 News1
스페인이 생리휴가를 도입하는 법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했다. 유럽 국가 최초인 데다, 월 최대 3일의 휴가를 부여해 한국 등 먼저 제도화한 국가보다 파격적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좌파 성향의 스페인 사회노동자당(PSOE)·포데모스 연립정부는 생리 기간 여성 근로자에게 정부 지원으로 유급 휴가를 주는 법안 초안을 확정했다.

이번 법안은 공청회, 내각 검토를 거쳐 하원 표결에 들어간다. 이에 최종 통과 절차까진 몇 개월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공청회를 앞두고 사회적으로는 이번 법안이 여성의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지 오히려 폐가 될지 논쟁이 한창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남성인 파블로 벨트란 마르틴(21·학생)은 “여성을 고용할지 말지 결정할 때 갈등만 더 유발할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성인 크리스티나 디아스(28·배우 겸 가수)는 “여성들이 생리로 일을 못하겠을 때 다른 건강 이슈 때와 마찬가지로 휴가를 낼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성의 자기 신체 결정권 보장해야”…낙태권 옥죄는 美와 ‘대조적’



이번 법안에는 16~17세 미성년도 원할 땐 부모 허락 없이도 공립병원에서 안전하게 중절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등 낙태 접근성을 높이는 내용도 담겼다.

또 임신 39주부터 유급휴가를 부여하고, 학교와 보건소 등 공공기관에서 위생 용품을 무료 배포한다. 슈퍼마켓에서 생리대와 탐폰의 부가가치세도 폐지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행 불법인 대리모 제도를 여성에 대한 하나의 폭력으로 규정했다.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오늘 우리는 성·생식권을 위해 투쟁하는 모든 여성들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국제적으로 보내는 것”이라며 법안 취지를 밝혔다.

몬테로 장관은 “여성의 신체에 일어나는 일을 결정하는 주체는 여성 자신이라는 점을 우리는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은 2010년 낙태법을 개정해 원치않는 임신을 한 경우 14주 이내에 중절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심각한 태아 기형의 경우 22주까지도 낙태가 가능하다.

이번 법안에서는 이를 발전시켜 그간 우파 진영의 뜨거운 논쟁 주제였던 이른바‘ 양심적 거부’도 다뤘다. 의사의 낙태수술 시행 거부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영병원은 낙태수술을 시행할 의사가 있는 전문의를 둬야 한다고 규정했다.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마르타 비가라 가르시아(37)는 낙태 접근성을 확대한 이번 법안을 반긴다고 했다. 그는 2018년 중절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 아이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는데도 낙태 받을 의사를 찾기 어려워 애를 먹었다.

가르시아는 “의사들은 아기가 아직 심장이 뛰고 있어 낙태를 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며 “혼자서 문제를 떠안고 민영 병원을 전전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스페인 정부의 이번 법안 추진은 지난 14일 미국 전역에서 수천 명의 낙태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 더 주목된다. 미국에서는 현재 반세기 전 전국의 24주내 낙태권을 보장한 판례인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보수 편향 대법원에서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뉴스1)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국제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