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에 유치원생까지 동원…‘Z’ 탱크 옷 입고 행진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9일 12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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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 77주년 행사를 앞두고 러시아의 한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Z’ 표식이 그려진 탱크 모양 의상을 입고 행진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소셜미디어(SNS)에는 러시아 남부 아스트라한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전승절 기념식을 앞두고 군복을 입고 행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행진 선두에 선 유치원생은 흰색 ‘Z’ 표식이 새겨진 러시아 탱크 옷을 입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러시아 군용 차량을 본뜬 모형으로, ‘Z’ 표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선전 상징이다.

다른 아이들은 전투기 조종사, 군인, 간호사 등 2차 세계대전 당시 군복을 입었다. 옛 소련 상징인 붉은 별들로 장식된 전투기도 포착됐다.

누리꾼들은 “부끄러운 영상” “부모가 바보인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애국심 양육”, “역겹다” 등 반응을 보이며 비난을 보내고 있다.

전승절은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행사 중 하나로, 올해 77주년을 맞는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만큼, 이번 행사에선 러시아 전역에 ‘Z’ 표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에는 모스크바 전승절 열병식 연습 중 러시아 전투기 8대가 ‘Z’자 형태로 도시 중심부 상공을 비행하기도 했다.

스티븐 노리스 미국 마이애미대 러시아 역사 교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열병식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 선전포고나 권력 장악 강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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