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봉쇄에도 확진자수 4만명 늘어… 봉쇄기간 연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5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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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8개월째 유학 중인 이모 씨(27)는 지난달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를 봉쇄한다는 시 당국 발표를 듣자마자 인근 마트로 달려갔다. 봉쇄를 개시하는 오전 8시까지는 1시간가량 남았다. 이 씨는 서둘러 일주일간 먹고 살 만큼의 장을 봤다. 상하이시는 당초 이달 4일까지 봉쇄한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봉쇄를 연장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 밖에서 식료품 등이 공급되지 못해 도시에 남은 것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0일 중국 상하이의 슈퍼마켓에서 한 배달원이 부분적으로 비어 있는 진열대의 물건을 고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하이 봉쇄로 경제 피해가 우려되면서 현지 당국은 상하이 내 상점주들에 대한 감세를 약속했으며 산업과 무역 활동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항구의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2.03.30. AP/뉴시스
지난 3월 30일 중국 상하이의 슈퍼마켓에서 한 배달원이 부분적으로 비어 있는 진열대의 물건을 고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하이 봉쇄로 경제 피해가 우려되면서 현지 당국은 상하이 내 상점주들에 대한 감세를 약속했으며 산업과 무역 활동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항구의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2.03.30. AP/뉴시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중국 신규 확진자가 1만6412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 상하이 확진자는 1만3354명으로 3일보다 약 4300명 늘었다. 상하이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이곳 교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 씨는 “가장 큰 문제는 채소 육류 같은 식자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씨에 따르면 봉쇄 전 고추 500g에 평균 5위안이었으나 현재 25위안까지 치솟았다. 상하이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김모 씨(46)도 이날 통화에서 “봉쇄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생필품 가격이 대형 마트나 백화점은 서너 배, 상점은 5~8배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교민들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 격리 시설로 옮겨져 가족과 떨어지게 될까 우려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방역 당국이 부모와 어린 자녀를 강제로 분리해 격리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됐다. 상하이에 5년째 사는 조모 씨(35)는 “아기와 떨어지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지인도 있다”고 말했다. 사는 아파트가 봉쇄되는 날 새벽 5시에 급히 한국으로 돌아간 교민도 있다고 한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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