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 이파샤(Pasha Lee·33)가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들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한 가슴 뭉클한 사연이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CCL(The Centre for Civil Liberties)을 이끄는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 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이파샤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사망 당일 이파샤는 키이우와 인접한 이르핀의 한 마을에서 아이들의 피신을 도왔다.
마트비추크 소장은 “러시아 군이 민간인들에게 포격하며 대피를 방해했다”면서 “파샤는 입고 있던 방탄조끼를 벗어 (자신이) 안고 있던 아이에게 입혔다”고 했다. 다만 이퍄샤의 방탄조끼를 입게 된 아이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6일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이파샤가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러시아의 포격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파샤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 군에 자원입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4일 인스타그램에 군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도 지난 11일 트위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을 때 파샤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이르핀 도시에서 시민들을 탈출시키다 사망했다”며 “이파샤의 어머니는 자카르파티아 출신이고 아버지는 크림반도 출신 한국인”이라고 했다.
이파샤는 우크라이나 유명 배우이자 가수로 영화와 광고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특히 영화 ‘라이언킹’과 ‘말리부 구조대’, ‘호빗’ 등의 더빙을 맡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1월 31일 새 시즌으로 돌아온 예능 프로그램 ‘데이 엣 홈’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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