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눈빛, 유령 같아”…중국인들 화나게 한 ‘디올’ 모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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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9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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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나라 전통 의상 입은 여성
“중국 여성 못 생겨 보이도록 의도한 것”

사진=디올
사진=디올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이 중국 여성과 문화를 비하했다고 뭇매를 맞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상하이 웨스트 번드 아트 센터(West Bund Art Center)에서 지난 12일 열린 ‘레이디 디올(Lady Dior) 전시회’에 동아시아계 여성 모델이 디올 백을 들고 있는 사진이 전시됐다.

사진 속 여성은 중국 청나라 전통 의상을 입고 머리에 꽃 장식을 단 채 명품 백을 들고 있다. 주근깨가 있는 검게 그을린 얼굴로 게슴츠레하게 눈을 뜬 모습이다.

이 사진을 본 중국 매체들은 디올이 아시아와 중국 문화를 모욕했다며 비판을 쏟았다.

중국여성연맹이 운영하는 중국여성신문은 “디올의 행동은 중국 문화를 왜곡하고 중국 여성을 못생겨 보이도록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올의 유령 같은 사진은 대중들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서양 브랜드들의 미학과 문화 속에 있는 ‘오만과 편견’을 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베이징데일리는 “디올의 눈에는 아시아 여성이 이렇게 보이느냐. (사진 속 여성의 모습은) 눈빛은 음흉, 얼굴색은 혼탁, 두꺼운 아이섀도, 청나라 갑옷”이라며 서양인이 가진 스테레오 타입의 시각으로 아시아인의 이미지를 실추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사진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이용자는 “서구 자본은 아시아인을 결코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브랜드의 숭고함을 나타내기 위해 아시안에 대한 차별을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된 사진은 사진작가 천만(陳漫·Chen Man)의 작품이다. 천만은 주로 기괴한 눈빛과 우울한 얼굴로 청나라 복식을 한 여성을 소재로 삼는다.

SCMP는 논란이 거세지자 디올이 전시에서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디올 웨이보 계정에서도 사진은 내려간 상태다. 사진과 관련해 사과나 해명 등의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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