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민주화 시위 한창인데…왕은 후궁·반려견과 독일 여행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1-17 13:45수정 2021-11-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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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태국 왕실이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69·라마 10세)의 배우자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36)의 일상을 담은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사진=AP/뉴시스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69·라마 10세)이 반려견 30마리와 후궁이 포함된 수행단 250명을 이끌고 호화 여행을 떠나 논란이다.

16일(현지시간) 더타임즈 등은 독일 빌트지를 인용해 와치랄롱꼰 국왕이 지난 10일 독일 뮌헨 힐튼 에어포트 호텔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빌트지에 따르면 운동복 차림의 국왕은 젊은 여성 수행원과 남성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호텔 수영장으로 향했다.

당시 취재진이 호텔 수영장으로 향하는 국왕의 사진을 찍자 경호원들과 호텔 책임자가 다가와 사진을 삭제할 것을 강요했고 취재진은 경찰에 신고해 상황을 모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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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치랄롱꼰 국왕의 1년여만의 독일행에는 후궁과 수행원 250여 명, 반려견(푸들) 30마리 등이 동행했다. 국왕은 해당 호텔에 11일간 숙박할 예정으로 4층 전체를 빌렸다고 한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해 10월 선친인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4주기 추모를 위해 태국으로 건너갔다가 지난 8일 다시 독일을 찾았다. 그는 즉위 전까지 15년가량 독일 남부에서 생활했다. 지난해 태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음에도 줄곧 독일에 있는 그의 별장에 머물렀다.

이에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국왕에게 “독일 땅에서 태국의 업무를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태국 방콕에서 군주제 개혁 시위대가 시위 도중 길 한복판에 앉아있다. ⓒ(GettyImages)/코리아

태국에서는 현재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거센 상황이다.

지난 10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왕실 개혁을 요구한 시위대 주요 인물 3명에게 “국왕을 국가 원수로 하는 입헌민주제를 전복하려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시민들은 “(헌재 판결은) 태국을 입헌군주제가 아닌 전제군주제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14일 와치랄롱꼰 국왕을 겨냥해 방콕에 있는 독일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10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시위대는 룸피니 사거리 독일대사관 인근에서 성명을 낭독했다. 성명 낭독자는 “우리의 시위는 이 나라 모두가 동등한 시스템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는 싸움”이라고 호소했다.

군주제 개혁 시위대는 지난해 10월에도 독일대사관을 찾아 국왕이 독일에 머물 때 그곳에서 왕권을 행사했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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