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터전 잃고 성병에 불임까지…‘호주 상징’ 코알라, 멸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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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8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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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과학자들, 백신 개발 움직임
“감염률 낮출 수는 있을 것”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최근 유행하는 치명적 성병으로 인해 존속에 위협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로 서식지를 잃어가는 것에 더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최근 호주 일부 지역에 서식하는 코알라 사이에서 치명적인 성병 클라미디아(Chlamydia)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클라미디아는 주로 코알라가 짝짓기하는 과정에서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감염된 암컷은 죽거나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의 보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드니 대학 수의병리학과 교수 마크 크로켄버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북동부 구네다 지역에서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의 비율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7년간 이 수치는 60%로 올랐고, 현재는 85%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구네다 지역뿐만 아니라 호주 전역이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드니 대학은 퀸즐랜드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빅토리아주 본토에 서식하는 일부 코알라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인용해 감염률이 10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잇따른 산불, 산림파괴, 가뭄 등으로 서식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성병으로 인해 코알라의 생존이 더욱 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코알라는 이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취약’ 단계로 등록된 멸종위기종이다. IUCN은 코알라 개체 수를 10~50만 마리가량으로 보고 있지만, 호주코알라재단은 실제 개체 수를 5만8000마리 정도로 보고 있다.

이에 클라미디아 백신을 개발하는 호주 과학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코알라 400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마치는 등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백신 개발을 주도한 팀스 교수는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라면서도 “감염률을 낮출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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