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체 주택 몰수해 공유” 베를린 주민투표 과반 찬성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1-09-27 16:56수정 2021-09-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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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AP 뉴시스
높아지는 임대료 탓에 독일 베를린시가 대형 부동산회사의 보유주택 20만여채를 몰수해 공유화하는 방안을 놓고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과반 이상이 찬성했다.

공영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독일 연방의회 선거(총선)와 함께 진행된 ‘ 3000채 이상을 보유한 민간 부동산회사의 주택을 몰수 후 공유화’에 대한 주민 찬반 투표에서 약 56.9%가 찬성해 반대(39.0)%보다 높았다. 다만 27일 오전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인 탓에 최종결과는 28일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주민투표에는 베를린시 유권자 247만 명이 참며하며 최종적으로 과반이 찬성하면 주민투표는 가결된다.

해당 투표의 대상은 베를린의 임대주택 150만 채 중 10곳의 부동산회사가 보유 중인 20만 채가 대상이다. 이중 도이체 보넨은 독일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회사로, 주택 15만5000여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11만 채가 베를린에 있어 이번 주민 투표가 ‘도이체 보넨’ 투표로 불릴 정도였다.

해당 투표가 8월 결정된 이유는 높아진 임대료 부담 때문이다. 베를린 시내 주택의 월세는 2016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간 42% 급등했다. 특히 서민용 20평 아파트 임대료가 2018년 월 500~600유로(약 70~80만원)에서 올해에는 120유로로 2배 가량 올랐다. 이런 과정에서 부동산 회사만 배를 불린다는 이유로 주민 투표가 결정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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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독일 헌법 15조에는 “토지와 천연자원, 생산수단은 공유화를 위한 손해배상의 방식과 규모를 정하는 법률을 통해 공유재산이나 공유경제의 다른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총선 득표율 1위를 차지한 사민당, 3위 녹색당 모두 임대료 상한을 강제로 동결하거나 낮추는 공약을 내걸었다.

다만 찬성이 과반을 넘더라도 실제 부동산 회사의 보유 주택이 몰수될 가능성은 적다. 이번 주민투표는 법안에 투표가 아니다. 베를린시에 부동산회사로부터 주택 몰수를 촉구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주민투표가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이행 의무는 없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주민투표 결과가 몰수 찬성이 나온 만큼 시에서 새로 구성되는 시의회가 연정 협상 등을 통해 임대료 급증에 대한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법안이 만들어져 보유주택 몰수가 일어날 경우 부동산회사들에 대한 손해배상 규모는 베를린 시 추산 379억 유로(약 52조원)로 예측되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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