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성폭행범 살해한 러 아빠에 “변호사 선임해주자” 모금운동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9월 9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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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체슬라프(오른쪽)는 절친한 친구 올레그 스비리도프(왼쪽)와 술을 마시다 자신의 8세 딸을 강간하는 영상을 발견했다. (이스트투웨스트 뉴스 갈무리) ⓒ 뉴스1
비야체슬라프(오른쪽)는 절친한 친구 올레그 스비리도프(왼쪽)와 술을 마시다 자신의 8세 딸을 강간하는 영상을 발견했다. (이스트투웨스트 뉴스 갈무리) ⓒ 뉴스1
러시아의 한 마을에서 자신의 8살 딸을 성폭행한 친구를 경찰보다 먼저 찾아내 살해한 아버지를 선처해달라는 탄원서가 빗발치고 있다.

8일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러시아 사마라주 빈타이 마을의 로켓엔진 제조공장에서 일하는 비야체슬라프(34)는 이달 초 오랜 친구 올레그 스비리도(32)와 만났다.

평소 서로 자녀를 돌봐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둘은 함께 술을 마셨고 비야체슬라프는 친구의 휴대전화에서 친구가 자신의 8살 딸을 성폭행하는 영상을 목격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했고 친구는 술집을 나가 숲속으로 도망쳤다. 경찰과 함께 친구를 추적하던 비야체슬라프는 경찰보다 먼저 친구를 발견하고 이성을 잃어 흉기로 친구를 찔러 죽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마을 주민들은 친구의 딸에게 몹쓸 짓을 한 아동성범죄자를 처벌했을 뿐이라며 비야체슬라프를 응원했다.

한 주민은 “자기 딸을 성폭행한 사람이 있다면 모든 아버지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비야체슬라프가 마을의 아이들을 구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그를 위해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해주자며 모금 활동을 벌였고 1100여 명의 주민들은 선처를 호소하며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의 한 유명 방송인도 “소아성애자를 살해한 남성을 위해 모든 부모가 일어서야 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비야체슬라프의 아버지는 “모금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라며 “친구나 친척뿐 아니라 마을의 모르는 사람들까지 도움을 줬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여론에 힘입어 비야체슬라프는 현재 감옥에서 나와 가택 연금에 처해진 상태다.

현지 전문가들은 “그의 혐의를 볼 때 징역형을 피하기 어렵겠지만 현재 여론을 고려할 때 범죄혐의를 덜어 줄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은 맞다”라고 설명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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