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후 먹히는 돼지’ 결국 통구이로…상반된 반응들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9월 2일 2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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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다” vs “인간 양면성 보여줬다”
도축된 돼지가 갈비인지 여부, 확인된 바 없어

약속한 100일째 된 지난 1일의 새끼돼지 ‘갈비’. 유튜브 캡처
약속한 100일째 된 지난 1일의 새끼돼지 ‘갈비’. 유튜브 캡처
잡아먹겠다는 전제하에 100일 동안 돼지를 기르는 과정을 공개한 일본의 한 유튜버가 실제로 100일이 되던 날 돼지를 도축한 뒤 ‘통구이’로 요리해 충격을 안겼다.

일본 유튜버가 운영하는 ‘100일 후 잡아먹히는 돼지(Eaten Pig after 100 days)’라는 채널에서 약속한 100일째인 지난 1일 돼지를 한 도축장으로 데려간 뒤 손질이 마친 돼지를 집에서 ‘통구이’로 요리했다.

영상에는 도축이 된 돼지의 사체까지 적나라하게 담겼다. 유튜버는 돼지가 생전 머무른 돈사에 가서 명복을 비는 행동까지 했다.

돼지가 생전 머무른 케이지에 명목을 비는 모습. 유튜브 캡처
돼지가 생전 머무른 케이지에 명목을 비는 모습. 유튜브 캡처

이에 누리꾼들은 “잔혹하다”, “육식을 못하겠다”, “굳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된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일각에서는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영상인 것 같다”, “메시지가 좋은 것 같다”, “슬픈 감정도 들지만 (고기를 먹는 자신에게)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반응도 보였다.

단편적인 시점으로 영상을 해석하지는 말라는 의견도 종종 보이기도 했다. 똑같은 돼지인데 반려동물이라는 이유로 ‘잔혹하다’라는 색안경을 끼고 판단한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점이다.

앞서 해당 채널은 1일부터 돼지를 잡아먹는 100일까지 날짜를 세며 돼지의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5월 25일부터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게재했다.

해당 유튜버는 태어난 지 3개월 된 새끼 돼지에게 ‘갈비’라는 이름을 지어 준 후 애지중지 사랑으로 키웠다.

새끼돼지 ‘갈비’를 회상하는 영상. 유튜브 캡처
새끼돼지 ‘갈비’를 회상하는 영상. 유튜브 캡처

유튜버는 갈비에게 귀여운 목줄을 채우고 함께 바닷가 산책을 나갔다. 새하얀 밥그릇에 사료를 담아 먹였다. 영상만 보면 영락없는 반려동물과 주인의 모습이다. 돼지를 잡아먹는 날이 다가올수록 구독자들의 불편함은 커졌다.

키운 지 96일째 되는 날에는 ‘마지막으로 깨끗하게 목욕하는 돼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고, 97일째에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돼지고기 요리를 알려주세요’라는 콘텐츠를 게재했다.

그러면서 돼지 앞에서 돼지고기 요리를 먹는 등 돼지고기 요리를 돼지 앞에 내미는 등 불편한 영상은 지속됐다. 결국 100일째 되는 지난 1일 ‘불편한 약속’은 시행됐다.

하지만 영상 말미에 작은 글씨로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라는 문장이 나와, 실제로 도축된 돼지가 유튜버가 100일 동안 키운 ‘갈비’가 아닐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다만 확인된 것은 없다.

한편, 이 영상은 2일 오후 1시 45분 기준 조회수 129만 9600회를 돌파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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