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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프간 여성 “탈레반 첫날, 청바지 태우며 희망도 태웠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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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1 20:00
2021년 9월 1일 20시 00분
입력
2021-09-01 20:00
2021년 9월 1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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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중 사진 포즈 취한 탈레반 병사들.
미군이 철수한 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의 삶이 공개됐다.
3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리파 아미다(가명)는 탈레반 치하 첫날 아침을 청바지를 비롯해 앞으로 입을 수 없게 된 옷가지들을 태우며 맞이했다.
그는 “오빠가 아침에 부르카를 사다 줬다. 나는 울면서 옷을 태웠고 희망도 함께 태웠다”며 “우울함이 도시 전체에 퍼져있다. 밖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교육과 고용에서 자유를 누려온 아미다는 최근 한 세관 사무소에 취직했지만 3주 만에 직장을 잃었다. 탈레반은 여성들에게 사무실을 떠나라고 요청했고 그가 일하던 자리는 남성으로 대체됐다고 한다.
그는 “더는 무엇도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이런 삶을 원하지 않는다”라며 아프간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지도자 사진 바라보는 탈레반 병사.
수도 카불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네사르 카리미(가명)는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은행을 찾았다. 아침 6시였지만 이미 대기 줄은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는 12시까지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지만 은행은 현금이 없다며 인출기를 닫았다. 더 기다리고 싶었지만 “수백 명이 있었고 탈레반이 막대기로 사람들을 때리고 있어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번이 현금을 인출하기 위한 두 번째 시도였다고 밝힌 그는 카불의 이런 모습이 낯설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되돌아오기 전 카불은 아프간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였고 화려한 헤어스타일과 팝송, 터키 드라마까지 볼 수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도시 사람들은 탈레반 치하에 적응하기 위해 빠르게 생활 양식을 바꾸고 있다. 매일 아침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한 남성은 평소처럼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산을 오르다가 탈레반에 위협을 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탈레반이 날 멈춰 세우더니 총을 겨누며 ‘집으로 돌아가 무슬림처럼 입고 다시 오라’고 했다”며 “삶의 희망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또 무신론자라고 밝힌 다른 남성은 “카불에는 무신론자들이 여러 명 있지만 우리는 하루에 다섯 번 씩 기도를 드리러 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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