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IS, 용서 않겠다” 보복 천명… 추가 파병엔 난색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아프간 카불 테러] “끝까지 추적해 정밀하게 타격”
IS-K의 자산-시설 공격계획 지시
공화당 “바이든 물러나라” 압박

2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 중 손을 모은 채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그는 희생된 미군 유가족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목이 메기도 했다. 워싱턴=AP 뉴시스
2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 관련 대국민 연설 중 손을 모은 채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그는 희생된 미군 유가족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목이 메기도 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용서하지 않겠다. 잊지 않겠다.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발생한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이슬람국가(IS)에 보복을 천명했다. 아프간에서의 철군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커져가는 시점에 미군 사망자 발생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현실화하자 군사적 대응으로 악화하는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응징 방식에 대해 “우리가 선택한 순간과 장소에서 정밀한 힘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또 “IS 테러리스트들은 이기지 못할 것” “미국은 위축되지 않는다” 등 강한 톤의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이번 테러를 감행한 IS의 한 분파인 IS-K 자산과 시설에 대한 공격 계획을 세우라고 군 지휘관들에게 지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테러로 야기된 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인과 아프간인 조력자들을 아프간에서 탈출시키는 작전은 계속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테러에 희생된 13명의 미군을 ‘영웅’이라고 부르면서 유가족을 위로하는 과정에서는 목이 메기도 했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제안한 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고 한동안 침묵했다. 그는 연설의 첫마디를 “힘든 하루였다”로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 시한을 연장하거나 병력을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휘관들의 요구가 있다면 승인하겠지만 현장 사령관과 합참의장 등에 따르면 현재 예정대로 임무가 진행 중”이라며 추가 파병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단호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 테러와 맞서 싸워 온 20년간의 아프간 전쟁 종식을 선언해 놓고도 결과적으로 다시 테러범들을 부활시켰을 뿐 아니라 13명의 미군 청년까지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워싱턴 정가와 언론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마샤 블랙번,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아프간 카불 테러#is#바이든#보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