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송기 아프간에 보냈는데 대피 ‘0명’…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6일 22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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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탈레반의 점령 아래 있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남아있는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피를 희망하는 일본인들이 카불 국제공항까지 도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자위대 수송기 한 대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출발해 25일 밤 카불 공항에 착륙했지만, 대피를 희망하는 이가 공항에 도착하지 못해 아무도 대피시키지 못했다고 NHK가 26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대피 희망자에게 자력으로 공항까지 이동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현지의 혼란한 상황 때문에 공항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전했다.

자위대는 26일에도 수송기를 카불 공항에 보내 대피 작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NHK는 이날 오후 7시 “출국 희망자들이 공항까지 이동하기 힘들어 아직 1명도 대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 육상막료장(육군참모총장 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현지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어서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아프간에 남아 있는 일본인 뿐 아니라 현지 일본대사관과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에서 근무한 아프간 직원과 그 가족 약 500명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송기 3대를 23, 24일 파키스탄으로 보냈다.

무하마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은 24일 민영방송 TV아사히와 온라인 인터뷰에서 ‘자위대 항공기로 대피하는 일본인 등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 문제없다. 각국 국민이 귀국하기 위한 기회를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일본군이 계속 거주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대피 활동은 신속히 끝내야만 한다”고 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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