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즈오카현 산사태서 노부부 극적 구조…“이웃들 토사에 휩쓸려”

아타미=김범석 특파원 입력 2021-07-04 20:01수정 2021-07-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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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미 =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우리는 살았지만 이웃은…”

4일 오후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伊豆山) 지구의 시내. 4층짜리 건물에 진흙이 3층 높이까지 몰려와 빠져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방관 등 구조대원들이 진흙 위 사다리를 세워 3층 창문에 가져다 댔고 아내 유하라 사카에 씨(69) 와 남편 유하라 에이지 씨(72)가 차례로 구조됐다. 3층에 갇힌 채 하루를 뜬 눈으로 지샜던 노부부는 탈출 후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자 서로 등을 두드리며 안도했다. 남편과 아내는 “1차 산사태가 발생해 문을 열고 탈출하려는 순간 대규모 토사가 집 안으로 쏟아져 꼼짝할 수 없었다. 토사에 휩쓸려가는 이웃을 목격해 충격이 크다”며 입을 파르르 떨며 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말했다.

3일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온천마을 시즈오카현 아타미시는 하루아침에 재난 현장이 됐다.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이 사고로 현재까지 2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건물은 130여 채, 127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즈오카현 등 당국은 실종자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아 향후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타미 =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당국은 4일 오전 6시부터 경찰과 소방, 자위대 등 1000명을 현장에 투입해 피해가 덜 한 시내를 중심으로 구조 작업을 벌였다. 건물 2층 높이까지 들어찬 토사에 마을을 달리던 시내버스가 파묻혀 있었고 주차돼 있던 차량들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돼 있는 등 기자가 방문한 현장에는 당시의 참혹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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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구조된 이재민들은 간이 대피소인 인근 마을회관 겸 방재센터에 모여 있었다. 이들은 아타미시 내에 설치된 대형 대피소 14곳이나 호텔 등으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피난 생활을 시작한다. 아타미시에 따르면 현재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은 약 3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피소에서 만난 아타미시 주민 다미카와 씨(76)는 “실제로 산사태가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집이 무너져)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 지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아타미 =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시즈오카현이 4일 발표한 산사태 규모에 따르면 이즈산에서 시작된 산사태의 이동 거리는 약 1㎞, 최대 폭은 약 120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은 산사태가 발생한 이즈산 주변은 경사가 가파르고 평소에도 토사 재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 중 한 곳인데다 2~3일 이틀 간 집중 호우가 내려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3일 오후 12시까지 강우량은 315mm로 7월 한 달 평년 강우량(242·5mm)을 단 이틀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 외에도 시즈오카현 모리마치(485mm), 후지시(451mm) 등 6개 지점에서 관측 사상 최대 강우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2차 산사태에 유의하면서 구명 구조 및 이재민 지원에 전력을 다하도록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실종자 수색에 대해 72시간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지만 현지에서 장맛비가 그치지 않고 있고 추가 산사태 우려도 나타나 4일 오전에만 수색 작업이 2, 3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아타미 =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시즈오카#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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