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일(현지 시간) 휴전에 합의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聖地)인 동예루살렘에서 벌어진 종교 분쟁, 팔레스타인 자치구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 문제 등으로 양 측이 격렬한 무력 충돌을 벌인지 10일 만이다. 이번 충돌로 모두 244명이 숨지고 2400여 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팔레스타인에서 232명, 이스라엘에서 12명이 나왔다.
CNN 등에 따르면 양 측 모두 20일 성명을 내고 휴전 합의 사실을 알렸다. 21일 오전 2시부터 휴전이 발효되자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숨었던 가자지구 주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앞에서 환호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휴전을 압박해온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이집트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합의가 성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양 측 충돌 발생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4차례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태 초기만 해도 “방어권을 지지한다”며 이스라엘 편을 드는 듯 했지만 19일 통화에서는 “휴전으로 가는 중대한 긴장 완화를 기대한다”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 변화가 강경 노선을 고수하던 이스라엘에 부담을 안겼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며칠 내로 중동을 찾아 가자지구 재건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데다 이번 사태로 양측 강경파 입지가 커져 유혈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측은 휴전 합의 발표 직후 서로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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