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 하루 앞두고 가진 첫 의회 연설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랐던 2가지 장면이 주목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 연단 뒤에 앉은 이들이 모두 여성이었다는 것과 코로나19로 인한 인원 제한으로 텅텅 빈 의석 풍경이다.
이날 하원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 뒤엔 2명의 여성이 앉았다. 대통령 기준으로 오른쪽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왼쪽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다.
대통령 뒤 의장석엔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과 하원의장이 앉도록 돼 있다. 대통령 유고시 권력 승계 1위, 2위다.
이날도 평소와 같았지만 2명이 모두 여성인 것은 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07년 여성으로는 최초로 하원의장이 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도 이 자리에 앉았지만 그 때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함께였다.
그러나 이번에 미 최초 여성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이 한 자리를 채우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 2명을 뒤에 두고 연설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미 역사상 첫 남아시아계이자 아프리카계, 그리고 첫 여성 부통령이다.
외신들도 유리천장을 깼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CNN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백악관도 “펠로시 의장이 대통령 의회 연설에 배석한 이후 14년 만에 두 자리 모두 여성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면서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연설을 시작하기 전 “마담 하원의장, 마담 부통령,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 연단에서 이런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상기했다.
또 하나 주목 받은 것은 빈 좌석이 더 많았던 의석 풍경이다.
의회는 이번 대통령 연설을 준비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참석 의원 수를 200명으로 제한했다. 통상 참석 인원 1600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참석 의원들은 방역 지침에 따라 거리를 두고 듬성듬성 앉아 빈 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지난주 펠로시 의장에 서한을 보내 참석 인원에 제한을 두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이 회의 장에 들어갔을 때 가끔은 인사를 나눌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을 찾아야 했다”고 낯선 풍경을 묘사했다. 이어 “이 모습은 코로나19 백신 속도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어떤 이상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지를 상기하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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