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속도전 美 “여행금지국 80%까지 늘어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0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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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금지’를 권고할 국가의 수가 전 세계의 8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 자격을 부여하며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이 그렇지 못한 국가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함으로써 백신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백신 접종률이 2%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등급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여행자들이 받게 될 전례 없는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지를 반영해 이번 주에 여행 권고안에 대한 업데이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업데이트로 ‘여행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 국가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전 세계의 약 80%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미 국무부는 34개국에 여행금지인 4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북한, 러시아, 이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의 16% 수준이다. 이를 80% 수준까지 늘릴 경우 대상 국가는 160개국 안팎으로 급증하게 된다.

미국민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4단계로 △일반적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재고 △여행금지 순이다. 현재 한국은 2단계 국가로 지난해 11월 말 여행재고인 3단계였으나 이후 한 단계 완화됐다. 중국과 일본 및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현재 여행 재고인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등급 재평가 기준에는 코로나19 감염률과 검사 및 치료능력 여부 등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해당국의 현재 보건 상황에 대한 재평가를 뜻하는 게 아니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받는 정보를 반영해 여행경보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권고안이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미국으로의 입국 제한 여부와도 별개다.

국무부가 예고한 이번 조치는 최근 해외로 나가는 미국인 여행객이 다시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그리스는 이번 주부터 백신접종 증명서가 있거나 음성 판정을 받은 미국인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또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A)은 7월부터 그리스와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에 항공편을 다시 배정하는 등 다시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16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 자격을 부여하며 백신접종 속도를 확 높였다. 지금까지 나이와 기저질환 여부, 직업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접종 자격을 확대해오던 것의 마지막 단계로 조건을 모두 풀어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이 가능한 16세 이상 모든 미국 성인이 백신 접종 예약 대상이 된다.

CDC에 따르면 19일까지 미국 성인의 절반이 넘는 1억3099만 명(50.7%)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도 3명 중 1명 꼴인 33%에 이른다. 현재 미국 내 하루 평균 접종량은 320만 회분으로 지난 달(250만 회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미국은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검토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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