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공 옆 여왕이 웃은 이유는…“장난 아닌 벌때문에”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12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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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영국 필립공이 사망한 이후, 99년에 달하는 긴 생애가 담긴 사진들이 온라인 상에 퍼졌다.

1947년 결혼식 사진부터 필립공이 왕립 해군에서 복무하는 모습, 캐나다에서 라인댄스를 추는 모습, 런던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 지중해를 건너 배를 젓고 있는 모습 등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이 세상에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수 많은 사진 중 온라인 상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진이 하나 있다고 보도했다.

2003년 4월15일 윈저성에서 열린 중대수류탄 투척병 근위대의식 중 촬영된 사진으로, 여왕은 아주 연한 푸른색의 앙상블과 하얀 장갑을 낀 채 소녀처럼 웃고 있었다. 옆에는 필립공이 완전한 의례복을 입고, 곰가죽 모자까지 쓰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은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여왕이 커다란 미소를 짓고 있는 지 궁금해 했다. 일각에서는 “여왕 부부의 평생의 사랑을 상징한다”고 말하며 추측을 했다. 일부는 “필립이 여왕을 놀라게 하기 위해 경호원으로 분장했다”, “기발한 성격과 유머감각으로 유명한 공작이 아내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라며 가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영국 유명 진행자 제레미 바인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 사진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나는 필립이 일반 경호원처럼 옷을 입고 여왕에게 장난을 치는 것으로 읽었다. 여왕이 이 장난을 깨닫고 웃는 순간이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궁금증과 추측이 난무하자, 당시 이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 크리스 영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날에 있던 일을 회상했다.

영에 따르면 여왕은 장난이 아니라 벌떼로부터 기습을 당했다. 사진이 촬영된 당시 필립은 2017년까지 자신이 맡은 수류탄 투척병대 대령으로 복무하면서 제복을 입고 있던 것이다.

영은 “인간적인 순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여왕은 어린 소녀처럼 낄낄거리고 있었고, 필립도 웃고 있었다”라며 “그들의 반응은 매우 독특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영국 언론은 벌이 퇴역한 한 소령의 이마를 쏘았고, 왕족 양봉가와 몇몇 경비병들은 벌들을 잡기 위해 애썼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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