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시위대에 유탄발사기·박격포 발포…최소 82명 목숨 잃어

이은택 기자 입력 2021-04-11 15:49수정 2021-04-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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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유탄발사기와 박격포를 동원한 유혈 진압으로 8일 하루에만 미얀마 시민 최소 82명이 숨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군부가 ‘사람의 그림자’만 보여도 쐈다며 무차별 사격 의혹을 전했다. 이날 미얀마 군사법원은 군인을 숨지게 했다며 시위대 19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10일 AP통신과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미얀마 군인과 경찰은 8일 오후 늦게부터 9일 새벽까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65㎞ 떨어진 바고 지역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이 과정에서 군경은 유탄발사기와 박격포 등 중화기를 동원했고, 트위터에는 박격포 포탄의 파편 사진이 잇달아 올라왔다.

군경은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자 시신을 어디론가 가져간 뒤 이 지역을 봉쇄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시위를 주도한 한 시민은 “마치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같았다. 그들은 사람의 그림자만 보이면 총을 쏴댔다”고 미얀마 언론 미얀마나우에 말했다.

8일 바고 지역에서 발생한 피해는 지난달 27일 양곤에서 114명이 숨진 이래 한 도시에서 하루에 발생한 최다 인명피해다. AAPP는 2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이날까지 70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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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언론 이라와디에 따르면 바고 참사 다음날(9일) 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수도 네피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기자가 “군부의 진압에 지금까지 수 백 명이 숨졌다”고 지적하자 툰 대변인은 “우리가 정말 자동 소총으로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당신이 말하는 500명쯤은 몇 시간 안에 죽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시위 진압에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 자동화 무기를 사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대량학살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트위터에서 비판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시민에 대한 협박”, “국민의 목숨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드러난 것”이라며 분개했다.

미얀마 군사법원은 ‘군인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시위대 19명에게 8일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양곤 대학살이 일어난 날 양곤 노스오칼라파 지역에서 군인 2명을 공격해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로이터는 쿠데타 이후 시위대에 내려진 첫 공개적인 사형선고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계엄령 하에서는 군사법원의 판결에 항소할 수 없다. 오직 현재 최고 권력자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만 판결을 번복하거나 감형할 수 있다.

로이터는 “군부가 민주화 시위대와 시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며 “시민들은 종이로 반(反) 군부 유인물을 만들어 뿌리면서 소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20대 미얀마 청년들은 ‘시또(앞으로)’, ‘몰로토프(화염병)’ 등의 이름을 붙인 유인물을 만들어 시위 소식을 알리고 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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