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배터리 수입금지 뒤집어달라” 美조지아주, 바이든에 간청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국제무역위원회(ITC)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금지 조치를 뒤집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 주정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서한에서 “조지아주에 건설되는 SK 전기차(EV) 배터리 공장은 약 2600명의 인력을 고용할 것”이라며 “조지아인 수천명의 생계가 당신의 손에 달렸다”고 호소했다.

켐프 주지사는 SK가 공장을 짓고자 투자한 26억달러(약 2조9500억원)는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SK의 공장은 “미국 내 주요 EV 배터리 공장 가운데 유일하게 연방정부 보조금 없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SK가 2025년까지 공장을 확장해 직원을 6000여명으로 늘리고 EV 배터리 연간 생산량도 5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켐프 주지사는 “SK는 조지아 주정부에 대통령이 ITC의 결정을 뒤집지 않는다면 공장을 폐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SK의 공장은 현지 근로자에게 고임금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을 EV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EV 배터리의 선두주자임을 감안할 때, SK 공장 폐쇄는 미국이 세계 EV 배터리 경쟁에서 중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ITC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3년 ITC의 결정이 공공의 이익을 위협하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는 판단하에 이를 뒤집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ITC 결정을 뒤집었다.

켐프 주지사는 “당신의 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알아달라”며 서한을 마무리했다.

앞서 켐프 주지사는 지난달 10일 ITC가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을 때도 성명을 내고 같은 요청을 했다.

SK도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다음달 11일까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조지아 주정부와 EV 배터리 2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새 공장을 건설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