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 종료 전 막판 사면 로비 ‘후끈’…원칙 없는 남용에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8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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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헌법상 임기가 20일 정오를 기점으로 끝나는 가운데 대통령 측근들이 마지막 사면을 노리는 이들로부터 수십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NYT는 사면 로비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패배 확정 후 달아올랐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칙 없는 사면 남용을 방증한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종료 하루 전인 19일 약 100건의 사면 및 감형을 발표할 예정이다.

헌법상 대통령의 사면권에는 특별한 제한이나 관련 서류를 공개할 의무가 없어 이 같은 로비가 횡행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물론 대통령에게 사면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할 경우 뇌물죄에 해당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은 증거가 없는 한 관련 로비는 모두 합법적이기 때문이다.

NYT는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 로버트 줄리어니는 전 CIA요원에게 200만 달러에 사면을 보장해준다는 제안을 했다고도 전했다. 2012년 미국인 수감자들에게 물고문을 한 동료 요원의 이름을 공개해 징역 30개월을 복역 후 출소한 전 CIA 요원 존 키라아쿠는 총기소지와 연금 수령을 위해 사면을 알아보던 중이었다.

키리아쿠는 지난해 워싱턴 트럼프 호텔에서 줄리어니측을 만났다. 그는 당시 줄리어니가 화장실을 간 사이 줄리어니의 동료가 (사면에) “200만 달러는 들 거다”라고 말했고 자신이 “200만 달러가 있더라도 70만 달러 연금을 받으려고 쓰진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고 밝혔다. 당연히 계약은 불발됐지만 그는 친구에게 이 일화를 전했고 줄리어니가 불법적으로 사면장사를 하는 것을 우려한 친구를 이를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했다고 한다. 줄리어니는 NYT에 자신은 대통령을 대변하기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가 있어 사면을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사면 로비에) “많은 수임료가 붙는다고는 들었지만 난 충분한 돈이 있다”고 덧붙였다.

NYT에 이와 별개로 키라아쿠가 2018년에는 트럼프 선거캠프 선임 고문을 지냈던 카렌 죠르노에게 5만 달러를 주고 ‘사면을 위해 힘쓰겠다’는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해당 계약서에서 죠르노는 사면이 성사될 경우 5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기로 했다. 이에 죠르노는 “트럼프와의 친분을 과시한 적이 없으며 키라아쿠가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해 도우려 했을 뿐 대통령이나 정부 관계자들에게 사면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외에도 전 연방검사 출신의 로비스트 브렛 톨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출신 존 M 다우드 등이 사면 로비 명목으로 수십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NYT는 전했다. 톨먼의 웹사이트에는 쿠슈너의 아버지를 포함해 3명의 인사 사면에 그의 도움이 컸다는 백악관 성명이 광고처럼 떠있고 다우드 역시 자신을 ‘사면 전문’으로 홍보하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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