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조용한 영웅이 살해됐다”…피살 교사 추모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2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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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자유로운 시민의 상징"
오후 8시께 에펠탑도 추모 소등

“그가 살해당한 이유는 그가 바로 프랑스의 정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극단 이슬람 세력은 사뮈엘 파티(47)같은 ‘조용한 영웅’이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이룩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학생들에 표현의 자유를 가르친 뒤 살해된 중학교 교사의 국가 추도식에서 “파티는 학생에게 프랑스 시민이 되는 법을 가르치려 한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FP통신, BBC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파티는 오늘날 프랑스의 얼굴이 됐다”며 “그는 테러리스트를 타파하고, 이슬람주의자를 굴복시키고, 자유로운 프랑스 시민으로 살고자 하는 열망의 상징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파티가 가르친 표현의 자유, 풍자와 만평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도식이 열린 파리 소르본 대학은 지성과 계몽을 상징하는 곳이다. 추도식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세계적인 밴드 U2의 ‘원(One)’과 함께 시작됐다. 원은 “우리는 같은 사람이 아니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이끌어간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고 있다. 파티의 관 위에는 사후 수여된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가 올려졌다.

추도식에는 장 카스텍스 총리, 안 이달고 파리시장,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프랑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식장 참여 인원을 400명으로 제한했다. 대신 대학 밖의 광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시민들도 행사를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에펠탑도 이날 8시부터 소등을 하며 파티를 추모했다.

파티는 이달 초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다룬 만평을 보도한 후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를 당한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 사건을 학생들에 가르쳤다. 이후 이슬람 세력에 위협을 당해온 그는 지난 16일 체첸 출신의 남성에 참수당했다.

용의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티의 수업에 불만을 표한 학부모의 게시글을 확인한 뒤 앙심을 품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범행 직후 도주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즉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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