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올림픽 유치 당시 IOC위원 아들에 거액 제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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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美-佛정부 자료 인용 보도
“아프리카 육상계 거물에 5억여원”


202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됐던 2013년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전후로 일본 도쿄올림픽유치위원회 측이 당시 IOC 위원이었던 체육계 거물 라민 디악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87·사진)의 아들에게 거액을 제공한 정황이 드러났다.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 기업가인 디악 전 회장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IAAF 회장을 지내며 세계 스포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21일 아사히신문 등이 미 재무부와 프랑스 정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유치위는 2013년 7월과 같은 해 10월에 싱가포르 컨설팅 회사 블랙타이딩스에 232만5000달러(약 27억5000만 원)를 송금했다. 블랙타이딩스는 도쿄올림픽유치위가 올림픽 유치를 명목으로 고용한 회사로 이 중 36만7000달러를 디악 전 회장의 아들 파파맛사타(55)의 회사로 보냈다.

이와 별도로 블랙타이딩스는 파파맛사타가 구입한 고급 시계 대금 명목으로 프랑스 파리의 시계점에 2013년 11월 8만5000유로(약 1억1800만 원)도 보냈다. 파파맛사타와 그의 회사가 송금받은 자금과 시계 대금을 합하면 약 5억4000만 원에 달한다.

전체 상황을 보면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직전부터 유치위가 블랙타이딩스에 거액을 송금했고 이후 블랙타이딩스는 개최지 선정 투표권이 있던 IOC 위원의 아들 및 관련 회사에 돈을 보낸 것이다. 디악 부자(父子)는 2016년 러시아가 국가적으로 선수들에게 약물 투입을 독려했다는 도핑 스캔들의 배후로 지목돼 수뢰 혐의로 기소되면서 국제 스포츠계에서 퇴출됐다.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컨설턴트 업체 측에 돈을 지불한 후의 일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20202 도쿄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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