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최대 1400km...3000t 이상 함정 파괴 및 피해 가능
신형 탄도·순항 미사일에 美에 암살된 장군 이름 붙여
이란, 억제력 확보했다면서도 공격용 아니다 '자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엔의 대(對)이란 제재 전면 복원에 착수한 가운데 이란이 미국에 암살된 장군의 이름을 본 딴 새로운 탄도·순항미사일을 공개했다.
미국 CNBC는 이란의 행보가 이란의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를 분노하게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일(현지시간) 이란 대통령실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이란은 국방산업의 날을 하루 앞둔 이날 경형 터보제트 엔진과 탄도미사일 ‘샤히드(순교자) 하지 가셈’, 신형 순항미사일 ‘샤히드 아부 마흐디’ 등 신형 무기와 군수 분야 성과물을 대거 공개했다.
신형 탄도·순항미사일은 각각 지난 1월 이라크 바그다그에서 미국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친(親)이란 이라크 민병대 부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 무한디스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이란은 이들을 순교자로 칭송하고 있다.
우선 이란 신형 탄도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400㎞ 정도다. 이란 국방부는 이 미사일은 발사 준비 시간이 매우 짧고 저고도로 비행해 적의 레이더 감시망을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 순항 미사일은 러시아 기술이 반영된 수마르·호베이제 미사일 계열로 최대 사거리가 1000㎞ 수준이다.
3000t 이상의 함정을 파괴하거나 괴멸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이란 국방부는 설명했다. 특히 이란은 기존 미사일 사거리가 300㎞에 불과했지만 1년6개월만에 3배 가량 사거리를 늘였다고 자평했다.
두 무기 모두 중동에 배치된 미군 또는 친미 국가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아울러 미국 등 국제사회의 핵심 이익이 걸려있는 국제 주요 원유수송로 호르무즈해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에도 충분한 수준이다.
다만 이란은 신형 무기는 ‘억제적 방어 전략’에 따라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미르 하타미 국방장관은 두 신형 미사일이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장군들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고 설명한 뒤 “신형 미사일은 이란의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공세적인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 다른 나라를 점령하거나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슬람혁명 성공 이후 전쟁을 일으킨 바 없다. 우리의 모든 노력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기 수출 홍보 확대도 지시했다.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유엔의 대(對)이란 무기 금수 제재가 오는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완화될 예정인 것을 감안한 조치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미사일들도 수출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의 무기한 연장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뉴욕에 위치한 유엔 본부를 방문해 안보리 순회의장인 디안 트리안샤 드자니 유엔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에게 이란이 핵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며 유엔의 대(對)이란 제재를 전면 복원하기 위한 스냅백(snapback) 발동 절차에 공식 돌입했다.
CNBC는 무기 금수 연장 여부를 두고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신형 무기 공개는 미국을 더욱 분노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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