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구에 돈 주고 대리시험으로 와튼 스쿨 입학”…조카 폭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8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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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카 메리가 쓴 '이미 과한데도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Too much and Never enough)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카 메리가 쓴 '이미 과한데도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Too much and Never enough)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4)이 스무살 때 대리시험을 통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 부정입학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8일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이자 임상심리학 박사인 메리 트럼프(55)는 곧 발간될 회고록 ‘이미 과한데 만족을 모르는 : 우리 집안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어떻게 만들어냈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어렸을 때 명문인 펜실베이니아대에 진학하고 싶어 했지만 성적이 부족할까 걱정했다. 숙제는 평소 당시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어한 누나 매리언(83)이 해줬지만 시험까지 대신 봐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험을 잘 치르는 똑똑한 친구인 조 샤피로에게 대학입학 자격시험(SAT)을 대신 치러달라고 했고 사례를 후하게 했다고 메리는 적었다.

1964년 뉴욕 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지역 포드햄대학에 다니던 트럼프는 이때 얻은 SAT 성적으로 1966년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 와튼스쿨에 편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스스로를 와튼 스쿨에 다닌 ‘슈퍼 천재’라고 자랑해왔는데 ‘입시 부정’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샤피로의 가족들은 “샤피로는 이미 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학에 입학한 후에야 알게 됐고 대리시험을 치른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백악관 새라 매튜스 부대변인도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완전히 거짓”이라고 했다.

메리는 이 책에서 삼촌인 트럼프 대통령과 할아버지인 그의 아버지 프레드 시니어를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로 묘사하기도 했다. 메리는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이용했고 반대나 저항은 용납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형 프레드 주니어(메리의 아버지)를 존중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도 장남인 프레드 주니어에게 “너보다 동생 도널드가 10배는 낫다”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면박을 주기도 했다. 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프레디 주니어는 결국 알코올 중독에 따른 심장마비로 42세에 사망했는데, 그가 죽던 날까지도 가족 중 누구도 병원에 찾아오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영화를 보러갔다고 메리는 썼다.

메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보다 약하다고 여긴 동생을 자주 괴롭혔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동생 로버트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장난감 트럭 세트를 일부러 숨겨 놨다가, 동생이 떼를 쓰기 시작하면 그제 서야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트럭을 해체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메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누나이자 연방 판사를 지냈던 매리언이 2015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 “그는 ‘광대’다. 그런 일(당선)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던 일화도 공개했다. 매리언은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싱가포르에서 만나기로 했을 때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김 위원장과의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 트위터는 집에 놓고 가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동생에게 남기기도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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