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포로 “러 사주로 미군 살해”… 묵인 의혹 트럼프 “보고 못받았다”

김예윤 기자 입력 2020-07-01 03:00수정 2020-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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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보도후 후속기사 쏟아져… 제2 러시아 스캔들로 확대 양상
野 “보고 못받았다면 그것도 문제”… CIA측에 보고여부 답변 요청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반군세력 탈레반에 미군 공격을 사주해 미군 여러 명이 사망했다는 의혹이 미국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군 공격 사주를 보고받고도 묵인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익명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군이 최근 생포한 무장단체 요원들을 신문한 결과 러시아의 미군 살해 사주가 실제 미군들의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사주로 몇 명의 미군이 숨졌는지, 러시아·탈레반이 겨냥한 군인들의 규모 등은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최근 이어진 ‘그린온블루(Green on Blue)’라는 아프가니스탄 단체의 공격 행위 역시 러시아의 사주를 받은 탈레반이 개입해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공격으로 미군 수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내용들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검토했으며 3월 말 백악관 고위급 회의에서 논의됐다고 WP는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뉴욕타임스(NYT)의 최초 보도 후 WP,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의 후속 보도가 이어지며 ‘제2의 러시아 스캔들’로 논란이 증폭되고 있지만 미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트위터에 “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 중 누구도 보고를 받은 적 없다. 미군에 대한 공격은 많지 않았고 어떤 행정부도 우리보다 러시아에 강경하지는 않았다”고 즉각 부인했다. 이어 “정보 당국이 ‘해당 정보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조금 전 보고했다”며 “아마도 러시아의 또 다른 사기극이거나 NYT의 가짜뉴스일 것”이라고 썼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장(DNI)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대통령과 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을 보고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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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이런 민감한 외교 사안을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면 그 역시 문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받은 것도 부인하면서 아직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최악”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랫클리프 국장과 지나 해스펠 CIA 국장에게 관련 보고에 대해 답변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 역시 국방부에 이번 주 안으로 관련 브리핑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심각한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러시아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고,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러시아를 초청하려고 하면서 친러 행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러시아의 탈레반 사주까지 묵인했다면 ‘미국인의 생명보다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러시아#탈레반#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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