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러, 탈레반에 미군 공격 사주… 트럼프 무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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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찰총국서 전담조직 구성… 미군-유엔군 살해땐 포상금 지급”
美 NSC서 항의 검토했지만 무산… 트럼프-러시아 내통 의혹 커질듯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반군세력 탈레반과 연계된 무장조직에 현지 주둔 미군이나 연합군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고, 살해 포상금까지 지급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군 정찰총국(GRU)은 ‘29155부대’란 조직을 구성해 탈레반과 연계된 무장조직과 접촉해 미군이나 연합군에 대한 공격을 사주했고, 살해하면 포상금까지 지급해 왔다. 미 정보당국도 관련 내용을 파악했고, 실제 러시아로부터 포상금을 받은 무장조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아프간에서 사망한 20명의 미군 중 실제 러시아의 사주로 살해된 이가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정보당국은 이런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3월 말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이 문제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은 러시아에 외교적 방식으로 항의를 하거나 이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의 제재를 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는 것.

하지만 이후 러시아에 대한 맞대응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선거캠프의 주요 관계자들이 러시아 측과 접촉해 ‘러시아 내통설’이 제기됐는데 11월 대선을 앞두고 다시 한번 ‘러시아 봐주기’ 의혹이 나온 셈이다.

당장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이런 의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앞선) 그(트럼프)의 대통령직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위한 선물이었지만, 이건 도를 넘어선 것이다”며 “아프간과 다른 해외 지역에서 복무 중인 모든 미군 가정에 대한 배신이다”고 비난했다.

2016년 미 대선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주)도 “트럼프는 러시아가 아프간의 미군들을 죽이고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푸틴과 친하게 지내고, 그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대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러시아#탈레반#미군 공격 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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