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조용한 전파로 대표되는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력’을 두고 하루 만에 말을 바꿔 논란을 자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6개월간 WHO의 갈지자 행보는 처음이 아니어서 전세계 보건 대응에 혼란만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판게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무증상 감염자의 전염에 대해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루 전 “우리가 가진 데이터로는 무증상자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것.
이에 대해 판케르크호버 팀장은 “전날 발언은 접촉 추적을 포함한 코로나19 확산에 관한 특정 연구만 언급해 오해를 받았다”며 “코로나19의 2차 전파는 유증상자에 의해 이뤄지지만 무증상 감염자도 일부 있다”고 해명했다.
전세계 보건에 표준을 제공해야 할 WHO의 오락가락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까지 코로나19의 유일한 예방책인 ‘마스크’를 두고도 말을 바꿨다. 그간 WHO는 마스크의 바이러스 감염 방지 효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5일에서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전염이 폭넓게 진행되고 밀폐되거나 밀집한 곳에서는 일반 대중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장한다”고 물러섰다.
이날 기준 전세계 총 715만481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만 40만9201명에 달하는 가운데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유행) 선언도 늦었다.
현재 전세계는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가고 있지만 WHO는 “코로나19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처럼 소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대응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진원지를 두고 중국 감싸기 논란, 미국과의 갈등 등 소모적인 논란도 있었다.
한편 방역당국은 WHO의 무증상자 전염력 발언을 신중히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기조대로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칫 무증상자의 경우 접촉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WHO가 말한 것은 상대적으로 무증상 확진자보다 전염력이 약하다는 것이지, 무증상자가 전파력이 없다는 얘기가 아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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