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등돌리는 공화당 원로들… 파월 前국무 “바이든 찍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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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강제진압 시도 비판 잇따라
파월 “트럼프, 헌법에서 벗어나” 라이스 “말하기전 맥락 생각해야”
NYT “부시 前대통령, 지지안할듯”

미국 보수진영의 거물급 인사들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강경 진압하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에 이어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파월 전 장관은 트럼프의 재선에 반대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했다. 그는 7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지켜야 할 헌법에서 벗어났다”며 “정치적, 사회적으로 가까운 사이이고 35년, 40년을 함께 일해 온 조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흑인 최초의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그는 보수진영의 핵심 원로 인사로 꼽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를 재앙적인 중동 전쟁으로 몰아넣은 책임이 있는 콜린 파월이 ‘졸린 조’에게 투표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맞대응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라이스 전 장관도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이라는 트윗을 놓고 “말하기 전에 역사적 맥락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지지층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인에게 말해야 한다” “트위터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부시 전 대통령,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측근들을 인용해 전했다.

일부 공화당 현역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고 있다. 밋 롬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참가해 백악관까지 행진했다. 같은 당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에 ‘인종과 화합’을 주제로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CNN이 전했다.

경찰 개혁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미 의회는 연방 차원에서 경찰 개혁에 대한 법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경찰의 책임을 강화하고, 인종차별이나 과잉 진압을 반복하는 문제 경찰들의 패턴을 추적하며, 경찰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위대는 ‘경찰 예산 삭감(Defund the police)’을 구호로 들고 나왔다.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이 벌어진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아예 경찰서를 폐쇄하는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트럼프#2020 미국 대선#인종차별 반대시위#강경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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