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초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사망자가 정부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의혹이 중국 내부에서 제기됐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경제잡지 차이신(財新) 주말자에는 우한 봉쇄령이 해제된 지난주 우한 한커우(漢口) 화장터로 최소 5000개의 유골함을 배달했다는 트럭운전사의 인터뷰가 실렸다.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 우한은 도시 전체가 봉쇄된 지난 1월23일 이래 장례식을 치르는 것은 물론 유골을 수습하는 것마저 금지해 왔다. 이에 따라 고인의 친인척들은 봉쇄령이 해제된 지난 25일에서야 유골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인터뷰와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약 3500개의 유골함이 장례식장 바닥에 쌓여 있는 모습이 담겼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도 장례식장과 공공묘지, 화장터 앞에 유골함을 받아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유족들의 사진들이 공유됐다.
공식 통계상 30일까지 우한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547명이다. 트럭운전사 한 명이 25~26일 이틀간 배달한 유골함 수만 공식 사망자 수의 2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차이신 보도 뿐 아니다. 중국 정부 공식 통계도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우한에서 화장(火葬) 건수는 5만6007건으로 집게됐다. 이는 작년과 재작년보다 각각 3%와 4%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그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가능성은 공식 통계에 코로나19 검사 전에 사망한 환자나 기저 질환자가 포함되지 않아 결과가 왜곡됐다는 점이다.
우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도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발병 초기 우한 내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많은 환자들이 외면 받았다”고 언급, 사망자 수 축소·은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우한의 한 공무원 역시 30일 SCMP와의 인터뷰에서 “1월 중순부터 2월까지 ‘혼란과 혼동’이 있었다”면서 “일부 환자들은 공식 수치에서 집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중앙정부가 왕중린(王忠林)을 우한 당서기로 임명하고 재조사를 시작한 지난 2월 중순 이후 발표된 수치들은 기본적으로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전임자들에 의해 이미 혼란을 겪은 만큼, 사망자 수를 사실 그대로 보고해 사태를 잘 수습했다고 중앙정부에 보고하는 게 왕 당서기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SCMP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지난 11월 중순 우한에서 첫 발병된 이래 지금까지 5만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이중 2547명이 숨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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