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일간지 “화장지 부족하면 신문지 쓰세요”…코로나19 특별판 배포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5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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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코로나19 공포에 '화장지 대란' 벌어져
편집장 "독자들에 가장 필요한 것 제공했을 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화장지 사재기’가 극성인 호주에서 한 일간지가 유쾌한 대안을 내놨다. 바로 수십장의 백지 지면을 내놓은 것.

5일(현지시간) 호주 일간지 ‘노던테리토리(NT) 뉴스’는 이날 21면부터 약 8장을 빈 공간으로 인쇄해 배포했다. NT뉴스는 1면 상단에 “화장실 화장지가 없으시다고요?”라는 질문과 함께 “한정판 신문을 구매하라”는 설명을 내놨다.

신문 편집장인 맷 윌리엄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신문이 상당히 잘 팔렸다”며 “분명 형편없는 기획은 아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편집장은 “우리는 전 세계에 이름난 매체이며 그저 구독자들의 요구를 잘 이해하는 매체다”면서 “지금 테리토리 지역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화장지다. 우리는 독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전달해야만 했다”고 했다.

NT뉴스의 기이한 코로나19 특별판은 최근 호주 전역에서 벌어진 화장지 대란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호주에서는 최근 확진자가 52명까지 늘어나며 코로나19의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아시아계 이민자가 많은 시드니를 중심으로 패닉이 번지며 생활 필수품 사재기도 시작됐다. 지난 4일에는 시드니 북서부 파라마타 웨스트필드에 위치한 대형 매장에서 화장지를 대량 구매하겠다며 여성이 흉기를 들고 손님들을 위협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호주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대형 마트에서 휴지를 사기위해 줄을 늘어선 행렬과 텅빈 진열대의 모습이 연일 비춰지고 있다.

몇몇 화장지 생산 공장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24시간 가동을 시작했다고 호주 ABC 뉴스는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확산과 화장지 부족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는 누구도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야말로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촌극이라는 평가다.

호주 누리꾼들은 트위터에 ‘두루마리 화장지 비상사태(#ToiletPaperEmergency)’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우리 동네 마트에서는 화장지 구매를 1인당 4팩으로 제한했다” “오늘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기 위해 1시간을 기다렸다”는 후일담을 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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