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트럼프 탄핵 상원 심리 앞두고 ‘부결 부메랑’ 우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0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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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서 탄핵 부결시 트럼프에 '무죄 면죄부'
오히려 트럼프 무제한적 권한 행사 부를 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를 밀어붙인 미국 민주당이 상원에서의 탄핵심리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공화당 다수인 상원에서 탄핵이 부결될 경우 ‘부메랑’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9일(현지시간) 의석 3분의 2 이상으로 규정된 상원 탄핵심리 가결 요건을 거론, “공화당이 53석 대 47석으로 원내 다수당을 차지하기 때문에 심리 결과는 대체로 이미 굳어졌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이와 관련된 조사 과정에서 의회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탄핵안을 작성해 지난 18일 하원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미 헌법상 하원의 탄핵조사가 끝나면 상원이 이를 넘겨 받아 심리를 맡는다. 그러나 민주당 다수의 하원과 달리 상원에선 탄핵 가결을 위해 공화당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결국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에서, 자칫 상원 탄핵 부결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만 부여하는 모양새가 되리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대통령은 아무 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당 딕 더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추진이) 마녀사냥이었고 자신이 무죄로 드러났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토퍼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상원 공화당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징계를 거부한다면 대통령(의 권력)은 무한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원 탄핵 부결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무제한적 권한을 행사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 속에 민주당 하원 수장인 낸시 펠로시 의장은 상원으로의 탄핵안 송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화당 다수인 상원에서 불공정한 심리가 이뤄지리라는 명분을 내세워 아예 탄핵안을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펠로시 의장이 탄핵안 송부를 미루는 상황에 대해 “그들은 더 이상 빨리 가고자 하지 않는다. 그들은 매우 느리게 가길 원한다”며 공세에 힘을 가하는 모습이다.

한편 탄핵안이 상원에 송부되더라도 향후 심리 절차를 두고 적잖은 공화당과 민주당 간 적잖은 실랑이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대가성 논란과 관련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및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최대한 신속히 심리를 진행하길 원한다.

구체적인 상원 재판 일정은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수당인 공화당의 의지로 심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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