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NBC “홍콩 민주진영이 압승했지만 변한 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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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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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 레이몬디 중학교에서 투표를 했다. 2019.11.24/뉴스1 © News1
24일 오전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 레이몬디 중학교에서 투표를 했다. 2019.11.24/뉴스1 © News1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승했지만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미국의 CNBC가 26일 보도했다.

홍콩 범 민주진영은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석의 85%를 싹쓸이 하는 등 대약진했다. 그러나 민주진영이 구의원 선거에서 약진했다고 해서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

구의원은 자치구내 도로 건설, 공원 건설, 버스 노선 조정 등에 대한 결정권이 있을 뿐 정치적 결정권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 결정권이 있는 것은 입법회다. 입법회는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것으로, 각종 정치문제를 결정하는 실권이 있다.

그런데 입법회 의원 선출은 사실상 간선이다. 현재 홍콩의 입법회 의원은 모두 70명이다. 이 가운데 35명만 주민의 직선으로 선출한다.

나머지 35명 중 30명은 직능조합에서 대표를 뽑아서 입법회에 보낸다. 또 나머지 5명은 구의회에서 보낸다. 현재 직능대표는 대부분 친중파다.

따라서 주민들이 직선제 의원을 아무리 많이 범민주파로 뽑아도 직능대표가 친중파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범민주파가 입법회를 장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승했지만 베이징에 홍콩인의 반중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정치적 의미 이외에 실질적 의미는 없는 것이다.

싱가포르 리콴유 정책 스쿨의 교수인 알프레드 우는 “홍콩의 복잡한 선거제도 때문에 이번 구의원 선거의 참패에도 베이징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홍콩 문제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리 람 행정장관이 선거 직후 ‘주민의 의견을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행정장관 또한 간선으로 선출되기 때문에 베이징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을 통해 간선으로 선출된다. 이번에 민주진영이 구의원 선거를 싹쓸이 했지만 1200명 선거인단에서 구의원 몫은 약 10%에 불과하다.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된다.

직접선거로 선출된 구의원도 행정장관을 뽑는데 10% 정도밖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진영이 압승했지만 홍콩의 정치 체제를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이에 따라 홍콩 시위대는 향후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CNBC는 예상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 294만 명이 참여, 71.2%의 투표율을 기록, 사상최고를 경신했으며, 범민주진영이 전체 452석 중 85%를 싹쓸이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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